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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talk] 연기도 하나의 표현 방법이니까
신두영 사진 오계옥 2011-10-25

<핑크>에 출연한 가수 강산에

강산에 하면 아직도 긴 머리와 통기타가 떠오른다. 그런데 올해 4월 《Kiss》라는 EP로 돌아온 강산에는 짧은 머리를 선보였다. 게다가 앨범 커버 가득 자신의 얼굴을 박아넣었다. 의외로 꽃미남이다. “제가 그걸 하자고 한 건 아닙니다. 어떻게 자기 얼굴을 자기가 내밉니까. (웃음) 디자인하는 친구가 얼굴을 전면에 내보자 했는데 처음에 반대를 했었어요. 일단 사진 찍어 봅시다 해서 그 사진이 나온 거예요.” 그의 새 음악을 들어보니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들린다. 특유의 샤우팅도 잦아들었다. 어딘가 달라진 느낌이다. 좀더 유연해진 분위기의 강산에는 내친김에 전수일 감독의 영화 <핑크>에도 출연했다. 기타를 들고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방랑자가 그가 맡은 역할이다. 동시에 음악감독직도 맡았다. “영화지 인터뷰는 처음이라 긴장하고 있다”던 강산에는 여유로운 아티스트의 자세로 자신의 연기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전수일 감독과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 =우연한 자리에서 뵙게 됐다. 감독님이 음악영화에 대한 계획을 설명하면서 나를 배우로 쓰고 싶다고 했다. 영화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감독님이 지금 쓰고 있는 시나리오가 있다고 했는데 그게 <핑크>였다. 나중에 음악영화를 하기 전에 <핑크>에서 어떤 역할을 해주면 어떻겠냐고 제의해 오셨다.

-처음에는 음악감독으로만 참여하기로 했다고 들었다. =맞다. 연기를 해보라고 했을 때 “저는 연기 경험이 없습니다”라고 거절하려고 했는데 특별한 연기가 필요 없는 지나가는 방랑자로 나온다고 해서 오케이를 했다. 방랑자 캐릭터는 영화에서 극중 인물과는 연관성이 없는, 말하자면 관찰자 역할을 한다.

-<널 보고 있으면>과 <지금>이라는 노래를 영화에서 직접 불렀다. =감독님이 내 노래 가운데 몇곡을 선정해서 이중에서 뭘 했으면 좋겠냐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선택한 곡이 <널 보고 있으면>과 <지금>이다.

-영화에서 음악이 중요하게 쓰인 느낌이다. 분위기를 전환시킨다. =음악 자체가 영화를 방해하면 안되니까 감독님도 신경이 많이 쓰였을 거다. 처음에는 영화에 삽입하는 곡을 새로 만들었다. 시나리오를 생각해서 가사도 썼었다. 가사를 입힌 걸 감독님께 들려줬는데 맘에 안 드셨는지 노랫말을 뺐다. (웃음)

-핑크라는 술집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을 인상적으로 봤다. =좋게 봐주셨다니 다행이다. 이때 엄청 더웠다. 7월인데 말도 안되게 더웠다. 소리 때문에 선풍기도 틀 수 없고 조명까지 있으니까 미치겠더라. 기타도 잘 치고 싶었는데 자세히 보면 코드도 겨우 잡고 그런다.

-대사는 딱 한신에서만 하던데 어땠나. =자랑은 아니지만 촬영 전날 감독님과 같이 술을 마셨다. 진짜 과음했다. 아침에 촬영장에서 멍한 상태였다. 그게 좋았다. 하나도 안 떨리고 내가 무슨 베테랑 연기자 같았다. 그런데 이것저것 촬영 준비하면서 시간이 지나니까 술이 깼다. 그때부터는 계속 의식이 돼서 미치겠더라. 그런데 감독님이 술 깨고 나서 촬영한 걸 영화에 쓰셨다.

-다른 영화에서 연기를 제안한다면 할 생각인가. =분명히 그때그때의 판단은 달라지겠지만 지금은 예전처럼 가수는 음악만 해야 된다는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어차피 연기도 하나의 표현 방법이니까 지금은 오픈되어 있다.

-장선우 감독의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4)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경력을 봤다. 그때와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 =그때랑 별 차이는 없다. 그때 영화음악을 위해서 곡 작업을 했던 노래가 편곡을 거쳐서 3집 앨범에 들어갔다. <어쩌면>이라는 노래인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온다. 이번에도 비슷한 것 같다. 《Kiss》 EP에 들어간 <타임 투 댄스>와 <키스>라는 곡이 영화에 쓰였고 엔딩 크레딧 부분에서 나온 노래는 새 앨범에 넣을 생각이다.

-최근에 자우림이 <나는 가수다>에 나와서 <라구요>를 불러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직접 출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나는 가수다>가 만들어질 때부터 제의가 왔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어떤 의견이 있는 건 아니지만 가치관이 다른 게 있다면 1등이다 뭐다 경연을 하고 관객의 반응을 편집해 보여주는 게 체질에 안 맞는다. 만약에 진짜 나를 원하면 내 특집을 만들어주면 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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