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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을 포기하지 않는 팽팽한 긴장감의 액션 영화 <드라이브>
송경원 2011-11-16

할리우드 액션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드라이브>는 올해 칸영화제 최대의 이변이자 주목의 대상이었다. 점점 상업화되어가는 칸의 분위기를 우려하는 시선도 많았지만 직접 영화를 목격한다면 이같은 걱정은 어느 정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드라이브>가 선보인 영상은 만족스럽다. 잘 마감된 복고풍의 화면과 정서, 독특하고 정교한 카메라 앵글, 묵직하고 만족스러운 전자음은 물론 여러 이질적 요소들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관객에게 최면을 건다. 무엇보다도 처음부터 끝까지 ‘멋’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낮에는 스턴트맨과 자동차 정비소 직원, 밤에는 범죄집단의 도주를 돕는 운전을 하는 드라이버(라이언 고슬링). 이름조차 불리지 않는 무미건조한 그의 삶에 어느 날 아이린(캐리 멀리건)이 찾아왔다. 옆집에 사는 아이린과 교감하며 따스함을 느끼던 것도 잠시, 감옥에 가 있던 아이린의 남편이 돌아오며 모든 것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감옥에서 진 빚 때문에 협박을 받자 그녀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갱단의 요구대로 전당포 터는 일에 협조하지만 함정에 빠지고 만다. 이윽고 위험에 노출된 아이린을 지키기 위한 드라이버의 폭주가 시작된다.

<드라이브>는 영리한 영화다. 표현 수위는 확실히 잔혹하지만 끈적거리는 불쾌함은 거의 없다. 폭력의 순간은 번개처럼 지나가고 심지어 몇번 되지도 않는다. 거의 대부분 화면을 지배하는 것은 터지기 직전의 팽팽한 긴장감이다. 누아르의 정서를 기반으로 액션과 폭력의 쾌감을 적절히 터트리며 긴장감으로 화면을 꼼꼼히 메워나간다. 진정한 명드라이버는 완급을 조절하면서 이야기, 화면, 캐릭터의 속도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이다. 광기의 엷은 막을 두른 라이언 고슬링의 건조하면서도 아슬아슬한 연기는 여기에 폭발적인 추진력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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