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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talk] 나보다 고바야시 사토미가 더 어른스러워
신두영 사진 최성열 2011-12-06

<도쿄 오아시스>의 모타이 마사코

모타이 마사코는 영화에서 별로 말이 없다. <안경>에서 무표정한 표정으로 팥빙수를 팔았고 <토일렛>에서는 말이 통하지 않는 캐나다 태생의 손자들에게 묵묵히 요리를 만들어준다. <도쿄 오아시스>에서도 말이 없다. 극장에서 혼자 영화를 보고 나온 할머니로 특별출연한다. 그래도 존재감은 엄청나다. <카모메 식당> <안경> 등의 영화를 봤던 관객이라면 대번에 그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만나본 모타이 마사코는 영화 속 캐릭터와 전혀 달랐다. 잘 웃고 친절한 아줌마다. ‘히히히히’라는 웃음소리가 특이하면서 정감있다. ‘슬로무비’라 불리는 여러 작품에 함께 출연했던 고바야시 사토미가 친척 할머니 같다고 말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안경>에서는 팥빙수를 만드는 아줌마로 나왔다. 우리가 인터뷰하고 있는 이 카페에서 그 팥빙수를 팔고 있다. =아, 알고 있다. 벌써 3년 정도 팥빙수를 하고 있는데 직접 팥을 삶아서 만든다고 하더라. 여름에 와서 꼭 먹어보고 싶다. (웃음)

-<도쿄 오아시스>에는 너무 짧게 출연했다. 그래도 존재감이 있더라. =그렇게 봐주니 고맙다. 좀 이상한 할머니로 나왔다. (웃음)

-늘 대사가 거의 없는 캐릭터로 나온다. 이런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대사가 없는 쪽이 더 안심이 된다. (웃음) 의식하고 그런 역할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언젠가 보니 이렇게 되어 있었다.

-<카모메 식당> <토일렛>의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과는 그녀의 데뷔작 <요시노 이발관> 때부터 만났고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오기가미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오기가미 감독은 작품을 하나하나 촬영할 때마다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믿음직해지는 게 느껴지고 다음 작품이 뭐가 될까 늘 궁금하다. 감독님이 불러주면 앞으로도 계속 출연하고 싶다.

-<도쿄 오아시스>에서 혼자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는 옆사람이 없어졌다고 말한다. 옆에 있던 사람이 원래 아는 사람이 아닌 것 같던데. =하루하루를 살면서 전혀 모르는 타인들이 스쳐 지나는데 악의없이 ‘괜찮아요, 안녕하세요’ 말을 걸게 된다. 그런 관계가 편안함을 주기도 한다. 우연히 극장에서 나란히 앉게 된 사람이 없어졌다고 ‘어떡하지’라고 말하는 할머니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바야시 사토미가 연기한 캐릭터도 모르는 사람의 차를 얻어 타고 동물원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다. <도쿄 오아시스>를 촬영하면서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서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점들이 좋았다. 나 같은 할머니도 그런 것이 느껴졌다. (웃음)

-고바야시 사토미와 언제부터 알고 있었나. <카모메 식당> 이전에도 함께 출연한 작품들이 있다. =고바야시 사토미가 19살 때 처음 만났다. 27∼28년 전쯤이다. 같이 출연한 작품 중에 1988년부터 방송한 <역시 고양이가 좋아>(やっぱり猫が好き)라는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 세명이 나오는 시추에이션 코미디 드라마인데 <후지TV>에서 2년 반 동안 심야시간에 방송했다.

-고바야시 사토미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고바야시 사토미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이는 내가 훨씬 많지만 누가 어른인지 생각하면 고바야시 사토미가 더 어른스럽다. 나는 가끔 어리광도 부리고 그러는데 그럴 때마다 빨리 자립하라고 말한다. (웃음)

-<올웨이즈 3번가의 석양> 시리즈에도 출연하던데, 이 작품은 <도쿄 오아시스> 연작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대작이다. =여러 영화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 주로 아줌마 역이나 할머니 역할이 많지만. (웃음) <올웨이즈 3번가의 석양>에선 <도쿄 오아시스>와는 전혀 다른 아줌마다. 활동적이고 긍정적이다. 앞으로 앞으로 전진하자, 이런 느낌이다.

-실제로 만나니 전혀 무섭지 않다. <토일렛>에서 무표정할 때는 좀 무서웠다. (웃음) =재밌는 책이나 만화를 볼 때도 심각하게 보지 않으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면 사람들이 또 어려운 책을 본다고 말한다. 생각에 빠져 무표정하게 있으면 무서운 표정이 나오는 것 같다.

-<토일렛>에서 아침에 화장실 다녀왔을 때의 표정이 특히 무서웠다. =하루를 시작할 때는 엄숙한 마음으로.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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