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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폴리폴리 폴리팝
장영엽 2012-02-09

<천민정 개인전: POLIPOP>

천민정, <Yes, We Can! Obama & Me>, Digital painting, 152.40 x 243.84cm

일정: 3월11일까지 장소: 성곡미술관 문의: 02-737-7650

미셸 오바마가 입는 드레스가 완판되고, 10대 소년이 김정일에 대한 트윗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세상이다. 정치인들에 대한 대중의 심리적인 거리감이 좁아질수록, 정치는 팝문화와 다름없이 발랄하고 자유롭게 소비될 수 있다. 재미 작가 천민정의 <POLIPOP>(폴리티컬 팝아트의 줄임말)은 이러한 최근의 국제 정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다. 애니메이션 영상 속 오바마가 미드 <앨리 맥빌>의 주제가 <우가차카>에 맞춰 춤을 추고, 머리가 부각된 김정일이 포켓몬으로 등장하는 그녀의 작품은 정치와 팝아트, 풍자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무엇보다 시선을 잡아끄는 건 색감이다. 노랗고, 빨갛고, 파란 벽에 설치된 원색의 작품들은 선동적이라기보다는 다소 무거워 보일 수 있는 정치적 소재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폴리팝’ 아티스트 중 천민정 작가의 위치는 꽤 독특하다. 한국인이지만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북한, 독도 문제 등 국제적으로 부각되는 한국의 정치 이슈로부터 한발 떨어져 있으면서 완전히 자유롭지도 않다. 세개의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POLIPOP> 전시의 한 공간을 ‘독도의 방’으로 정한 건 그런 작가의 위치를 반영한 듯하다. 이 방에는 구글의 영상지도를 활용하고, 가상현실 게임 <세컨 라이프>에 가상의 독도를 만들어 독도를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체험의 기회를 부여하는 작품도 마련되어 있다. 국제적 이슈와 팝아트, 21세기적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코스모폴리탄적 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