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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talk] 미지의 대상과의 접촉방식을 묻고 싶었다
이주현 사진 오계옥 2012-02-14

<배틀쉽>의 피터 버그 감독

인간은 외계인을, 외계인은 인간을 이해할 수 있을까? <배틀쉽>(4월12일 개봉예정)은 에일리언을 고찰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에일리언을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영화라고 말할 순 있겠다. 혹한이 몰아친 2월2일, <배틀쉽>의 피터 버그 감독이 한국을 찾아 영화의 주요 영상을 공개했다. 하스브로사의 보드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SF블록버스터 <배틀쉽>은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 생명체와 다국적 연합 해군의 전투를 그리는 영화다. 피터 버그 감독은 “<배틀쉽>을 상투적인 스펙터클영화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가한 해병대였고, 어릴 때부터 해전의 역사를 듣고 자랐다”는 그는 “전투에 참가한 해군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포착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배틀십과 외계인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비밀병기라면 그 안의 드라마는 영화의 최종병기가 될 듯하다. <베리 배드 씽> <킹덤> <핸콕> 등을 연출한 피터 버그 감독을 만났다.

-<배틀쉽> 프로젝트엔 어떻게 승선하게 됐나. =오래전부터 해군과 관련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아버지에게 영감을 받아서 해군이나 해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마침 2년 전쯤부터 <트랜스포머>나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처럼 스케일이 큰 영화가 흥행하는 걸 보면서 나도 스케일이 큰 영화를 만들고 싶더라. 해군이나 배틀십 같은 소재를 집어넣어서,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스펙터클한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 싶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게 <배틀쉽>이다.

-<배틀쉽>은 미지의 대상과 어떻게 접촉할 것인가 하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게 이 영화의 주제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우리가 외계 생명체와 만나게 되면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힘들 거라는 얘기를 했다. 상대방을 서로 모르기에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거다. 외계 생명체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건 흥미로운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전세계에서 상영되는 규모가 큰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는데, 블록버스터를 연출하면서 이런 건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성격이 좀 센 편이다. 최대한 내 목소리를 크게 내려고 한다. 그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블록버스터영화이지만 이번에도 내 의지와 비전을 최대한 작품에 심으려고 했다. 사람들이 <배틀쉽>을 보고 “피터 버그 감독이 영화 안에 있구나”, “피터 버그답네”라는 얘기를 해준다면 굉장히 만족스러울 것 같다.

-인간과 닮은 외계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외계인들이 인간과 접촉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의 행성과 지구가 여러모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외계인도 사람의 모습과 비슷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캐릭터 디자이너에게 눈도 두개고 다리도 두개고 호흡기나 심장도 있고. 무엇보다 감정을 느끼는 존재로 만들어달라고 했다. 화도 낼 줄 알고, 서로를 보호해주고 싶어 하고, 의리도 있는 캐릭터를 창조해달라고. 전체적으로 그 과정이 길었지만 한편으로 재밌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신이 된 거니까. 새로운 종을 창조해냈으니까.

-해군과 에일리언의 전투장면을 어떻게 그렸을지도 궁금하다. 바다라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했고, 액션장면을 연출하면서 어떤 새로운 비주얼을 보여주려고 했나. =해상 전투가 어떤 건지 보여주고 싶었다. 육군의 전투와 해군의 전투는 많이 다르다. 바다에선 도망칠 곳이 없다. 해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는데, 불바다 위에 떠 있는 멋진 배들의 모습이 아름다우면서도 끔찍했다. 그런 강렬한 이미지를 그려내고 싶었고, 그것과 함께 바다 위에서 싸우는 용감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액션은 서서히 고조된다. 액션영화를 만들어봐서 잘 아는데, 액션만 있고 캐릭터가 살아 있지 않으면 관객은 딴생각을 한다. 액션도 중요하지만 스토리와 캐릭터를 잘 살려야 할 필요가 있다.

-<킹덤> <핸콕> <배틀쉽>까지, 모두 철부지 남자의 성장담을 그리고 있다. 그런 인물에 끌리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내가 그런 사람이니까. 그래서인지 철부지지만 결국엔 자신의 약점과 단점을 극복해 큰일을 해내는, 어떻게 보면 구원을 받는 인물들에 끌린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모두가 허점이 있지만 또한 자기 안에 위대한 장점들도 있다. 그걸 발견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

-<핸콕2>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2편도 만들었으면 좋겠나?

-빨리 보고 싶다. =그러면 하겠다. (웃음) 나도 만들고 싶다. 그러나 나도, 윌 스미스도 너무 바쁘다. 그런데 <배틀쉽>이 한국에선 흥행할 것 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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