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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날 살고 또 죽으세" <더 그레이>
김성훈 2012-02-15

오트웨이(리암 니슨)는 25주간의 석유 채취 작업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갈 비행기에 오를 일만 남았다. 함께 작업한 동료들과 오트웨이가 탄 비행기는 알래스카 상공을 날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문제로 추락하고 만다. 갑작스러운 사고에서 겨우 살아남은 사람은 오트웨이를 포함해 7명. 이들은 영하 20도를 훨씬 밑도는 추위를 뚫고 이곳을 탈출해야 한다. 그러나 추위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그것은 호시탐탐 이들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늑대 무리다. 폭설로 쌓인 눈과 숲 그리고 늑대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설원에서 이들은 자신을 지켜야 한다.

<더 그레이>는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 남자의 의지를 그리는 영화다. 그렇다고 보통 할리우드 재난영화를 생각하면 안된다. 여러 차례의 위기를 극적으로 극복하고, 그 순간 발생하는 희열감과 안도감은 이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추위를 피하면 배고픔과 맞닥뜨리게 되고, 배고픔을 이겨내면 늑대가 습격하는 등 영화 속 인물들은 매 순간 거대한 자연과 혹독한 재난과 맞닥뜨린다. 이런 지옥에서 살아남으려는 동료들을 바라보면서 어떤 이유(?) 때문에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오트웨이는 생의 의미를 알아간다. “한번 더 싸워보세. 마지막으로 폼나게 싸워보세. 바로 이날 살고 또 죽으세”라는 영화 속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가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흥미로운 장면도 있다. 영화는 인간의 생존에 대한 의지뿐만 아니라 늑대의 그것도 존중하고 있다. 늑대(자연)가 단순히 인간의 적으로만 묘사되지 않는 몇몇 장면은 이 영화의 묘한 매력이다. <더 그레이>는 리들리 스콧토니 스콧이 제작했고, <나크> <스모킹 에이스> <A특공대>를 만든 조 카나한 감독의 네 번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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