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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그저 물어뜯고 먹어치울 뿐

<오프스프링> Offspring (2009)

<오프스프링> Offspring

감독 앤드루 반 덴 휴튼 상영시간 79분 화면 포맷 1.78:1 아나모픽 / 음성포맷 DD 5.1 자막 영어 / 출시사 라이온스게이트 화질 ★★★ / 음질 ★★☆ / 부록 ★★☆

미국 펑크록 밴드의 이름이 아니다. <오프스프링>은 야생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문명인들의 싸움을 다룬 호러영화다.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으나, 소재가 주는 흥미와 매력으로 장르 팬들에게 제법 주목을 받았다. 좀더 설명을 덧붙이자면, 러키 매키 감독의 <더 우먼>의 전편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러키 매키가 남녀 성대결로 변화를 주었다면, <오프스프링>은 순수하게 야생과 문명의 대결이다.

한 여성이 술에 잔뜩 취해서 집으로 돌아온다. 그녀는 불이 켜진 집을 보며, 베이비시터의 부주의함을 툴툴거린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 그녀는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원시인처럼 생긴 몇명의 아이들이 집을 점령했고, 베이비시터는 무참하게 토막이 난 채 살해당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는 비닐봉지에 쓰레기처럼 담겨 있다. 이들은 숲에서 짐승처럼 살아가는 무리다. 몇몇 아이들과 남녀 성인까지 일종의 가족을 이루고 있다. 배가 고프면 숲에서 내려와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을 사냥한다. 잡아온 인간은 뜯어먹거나 국을 끓여 먹고, 성인 남자는 동굴 속에 묶어두고 종족 번식을 위한 섹스 인형으로 활용한다. 이 무리의 리더는 흉악하게 생긴 여성이다. 야생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문명비판이나 자연으로의 회귀를 주장하거나, 호러의 소재로 주로 활용된다. 전자는 타락하지 않은 순수성을 앞세우지만, 호러의 소재로 선택되는 순간 주제는 돌변한다. 늘 강조되는 것은 무자비한 식인 풍습이다. 인간이 인간을 먹어치우는 것은 살육과 죽음 이상의 공포를 만들어낸다.

많은 호러영화들이 식인 소재에 매료되어왔다. <오프스프링>이 강조하는 것은 식인에 대한 공포다. 한쪽은 살아남기 위해 먹어치우며, 당하는 쪽은 감당할 수 없는 공포에 무너져내린다. 하지만 <오프스프링>은 야생의 삶을 살아가는 무리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문명 세계 속에 야생의 인간들이 아무런 장애 없이 파고들어간다. 한 장면을 보자. 식량을 구하기 위해 동료인 여자를 미끼로 피투성이로 만든다. 온몸이 피범벅이 된 벌거벗은 여자가 마을의 한 집 안으로 뛰어들자, 문명인들이 도움을 주려 한다. 이들이 정신없을 때, 창문으로 하나둘씩 기어들어와 치명타를 가한다. 이 두 종족 사이엔 경계지점이 없다. 단지 원시생활을 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 문명세계에 대한 두려움이나 호기심이 전무하다. 그저 물어뜯고 내장을 끄집어내고 먹어치울 뿐이다. 두 세계의 인물이 충돌할 때 일어나는 드라마에 대한 배려가 없으니, 흥미가 지속되지 않는다.

<오프스프링>에서 남는 건 고어장면이다. 폭력은 야만적으로 이루어진다. 그 가운데 기억될 만한 장면은, 동굴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고문이다. 납치된 여성이 심하게 저항을 하자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길들이는 과정이 나온다. 옷을 벗겨 눕힌 채 강철 이빨을 낀 아이가 양손을 물어뜯고, 가랑이 사이를 파고든 남자가 허벅지 살을 물어서 뜯어낸다. 여성은 고통과 공포에 비명을 지르지만 잔혹한 행위는 멈추지 않는다.

<오프스프링>은 어설픈 부분이 많다. 연출에 허점이 많고 드라마의 짜임새나 캐릭터도 강렬하지 않다. 아역배우들의 연기는 형편없다. 섬뜩한 폭력으로 몇몇 비주얼이 두드러지고, 기괴한 분위기가 제법이다. 특히 야성녀는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 러키 매키 감독의 <더 우먼>에서보다 많은 이야기를 쏟아낸다. <더 우먼>이 모든 면에서 우위를 점하지만 <오프스프링>을 통해 야성녀가 왜 혼자 숲을 헤맸는지, 문명인들을 향한 살기어린 적대감의 이유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