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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타란티노도 반한 엉뚱함

어택 더 블록 <Attack the Block>(2011)

감독 조 코니시 상영시간 88분 화면포맷 2.40:1 아나모픽 / 음성포맷 DD 5.1 자막/ 영어 출시사 소니픽쳐스 홈엔터테인먼트 화질 ★★★★☆ / 음질 ★★★★☆ / 부록 ★★★☆

2011년 기준으로 해외 사이트에서 장르영화 베스트 정리를 할 때 자주 언급되는 영화들이 몇편 있다. 그 가운데 조 코니시 감독의 <어택 더 블록>은 어김없이 그 리스트에 속해 있는데,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돋보인 SF 괴물영화다. 기본적인 스토리는 흔해빠진 외계인의 지구 침공 영화인데, 상황이 80년대 유행했던 SF 괴물영화와 비슷하다. 골수팬들을 거느렸던 <크리터스> 시리즈를 떠올리게도 하고, 여러 가지로 고전영화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어택 더 블록>은 저예산 SF 호러영화다. 당연히 전 지구적인 위기도 없고 대규모 군중 신이나 전투와는 거리가 멀다. 자그마한 동네에서 벌어지는 작은 소동이 전부다. 무법천지 개판인 영국 남부에 자리한 작은 마을에 외계인이 내려온다. 하지만 동네에서 껄렁대며 강도짓을 일삼는 10대 양아치들에게 걸려 흠씬 두들겨 맞고는 곧바로 죽어버린다. 뭐 이런 황당할 때가 있단 말인가? 예상 밖의 전개에 흥미가 일어난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외계인이 죽고 나자 더 많은 놈들이 하늘에서 떨어진다. 양아치들은 놀라기는커녕 다 죽여버리자며 좋아라 하며, 각종 연장들을 챙겨 외계인과 한판승부에 나선다.

헌데 이번엔 만만치 않다. 뒤에 내려온 외계인들은 몸집도 크고 무시무시한 형광 이빨을 드러내는 사납기 짝이 없는 괴물 그 자체다. <어택 더 블록>은 영리하고 톡톡 튀는 엉뚱한 매력이 있다. 주인공은 개념도 없고 연약한 여자의 지갑이나 터는 질 나쁜 양아치들이다. 세상이 내 것인 양 설치는 어설픈 소년 갱들인데, 이들은 충동적이며 거칠고 폭력적이다. 이런 놈들에겐 애초부터 외계인에 대한 경외심이나 두려움 따위는 없다. 그저 몽둥이나 칼로 신나게 때려잡아야 할 대상에 불과하다. 그래서일까? 쓰레기 같은 놈들이 자기 동네를 지키는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외계인영화들과는 분명 다른 접근이다. <어택 더 블록>을 단순하게 볼 수 없는 이유는 외계인과의 대치 상황에서 드러나는 소년 갱들의 처지다. 리더인 흑인 소년 모세가 대표적이다. 그의 성격은 자라온 환경에 의한 것이다. 돈 없고 배운 거 없으면 벗어날 수 없는 냉정한 세계에서 소년들이 살아남기 위해 할 일은 마약 조직의 똘마니가 되는 것뿐이다. 사회는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양아치 소년 하나가 위기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동료가 된 백인 여성에게 말한다. “왜 주변에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지 않고, 외국에 나가서 도움을 주는 거지?” 사람들의 이중성과 자신들의 처지가 반영된 의미심장한 대사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위기가 닥치자 이 여성은 혐오하는 아이들에게 은근슬쩍 의지한다. 범죄가 빈번한 동네에 외계인이 오면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위기를 수습하는 것이 미래가 암울한 아이들이라는 점이 <어택 더 블록>의 재미다. 경찰과 어른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택 더 블록>은 2011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관객과 만났던 작품이다. 또한 쿠엔틴 타란티노가 뽑은 2011년 베스트영화 중 한편으로 꼽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택 더 블록>은 자주 접하는 할리우드 장르영화와는 색깔이 다르다. SF 괴물영화이면서, 또 한편으론 갱스터영화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물어뜯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시커먼 외계인도 괴상하고, 시종일관 귀를 자극하는 랩은 파워풀하다. <어택 더 블록>은 장르영화 팬이라면 취향에 상관없이 유쾌하게 즐길 만한 영화다. 유치한 구석도 많고 싸구려 정서로 가득하지만, 그 점이 이 영화를 더 돋보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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