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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파괴와 여백의 미학

≪Born Villain≫ 마릴린 맨슨 / 강앤뮤직 발매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열혈 팬들에게 실망이 컸던 지난 두장에 비하면 나아졌다 하지만, 그 차이를 인지하기에 맨슨은 예나 지금이나 일관성으로 먹고사는 뮤지션이다. 악기든 목소리든 정석대로 쓰지 않고 어떻게든 일그러뜨려 파괴된 소리가 우수할 수 있다고 일깨운다. 극강의 사운드 사이에도 나름의 고저와 두께가 있다. 될 수 있는 한 많은 소리를 구겨넣지만 여백도 즐긴다. 그러다가도 미친 듯이 터뜨린다. 어느 순간 ‘헬게이트’가 열리는 진짜 무시무시한 롤러코스터.

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이제는 더 이상 세기말이라는 특이한 분위기가 먹히지 않는 세상. 마릴린 맨슨의 음악이나 비주얼도 더이상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마릴린 맨슨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괜히 더 오버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여전히 어둡고 여전히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그 안에서 괜찮은 멜로디들을 만들어낸다. 전과 같지 않은 세상에서 그저 고군분투할 뿐.

최민우/ 음악웹진 ‘웨이브’ 편집장 ★★★ ≪Born Villain≫은 잘 만들어진 헤비메탈 음반이다. 리듬 섹션이 강조된 사운드는 강렬하면서도 후련하고 솜씨 좋게 다듬은 훅도 적재적소에 매설되어 있다. 이 밴드의 가장 좋은 음반은 여전히 1996년의 ≪Antichrist Superstar≫지만 근 20년에 접근해가는 경력(어느새!)의 록 밴드가 뽑아낸, 예전처럼 신선하지는 않을지라도 즐기는 데는 모자람이 없는 결과물이다.

김도훈/ <씨네21> 기자 ★★★ 마릴린 맨슨의 무기 중 하나는 가히 세기말적인 비주얼이었다. 그게 더이상 통하지 않는 데다가, 인더스트리얼 혹은 헤비메탈의 힘이 한풀 꺾여버린 2012년에 마릴린 맨슨은 무엇으로 살아남을까? ≪Born Villain≫의 대답은 ‘그냥 맨슨답게 달려간다’ 정도 되겠다. 게다가 맨슨은 그르렁거리는 사운드 속에 의외로 달콤한 멜로디를 집어넣는 데도 능한 뮤지션이다. 즐길 만한 메탈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