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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게이의 사랑과 우정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김성훈 2012-06-20

소년은 청년이 되었다. 성정체성을 고민하던(<소년, 소년을 만나다>(2008)) 사춘기 소년은 대학에 진학해 남자친구를 사귀기 시작하고, 자신의 성정체성을 눈치챈 어머니에게 커밍아웃한다(<친구사이?>(2010)). 김조광수 감독이 단편을 만든 시기순대로 나열하면 ‘동성애에 눈뜬 한 소년의 성장담’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소년이 30대가 되면 동성애자로서 어떤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그것을 또 어떻게 극복하려 할까.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영화는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의사 커플(?)의 행복한 결혼식에서 시작한다. 남자 민수(김동윤)는 게이이고, 여자 효진(류현경)은 레즈비언이다. 민수는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고, 효진은 진짜 연인인 서영(정애연)과 함께 키울 아기를 입양하길 원한다. 그러니까 이 결혼식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두 사람의 위장결혼이다. 그러나 무지갯빛 미래도 잠시뿐. 우연히 만난 석(송용진)과 사랑에 빠진 민수는 아기 입양에 필요한 효진과의 혼인신고를 주저하고, 민수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아기를 입양하기 어렵게 된 효진은 그 문제로 민수와 갈등을 빚는다.

“<섹스 앤 더 시티>의 한국 게이판”이라는 김조광수 감독의 공언대로 <두번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유쾌하고, 발랄하게 풀어나간다. 위장커플인 민수와 효진, 게이 커플인 민수와 석의 이야기를 통해 30대 게이의 사랑과 우정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박수영, 이승준, 김준범, 박정표 등 조연배우들이 열연한 게이 각자의 사연을 통해 게이의 문화와 언어를 맛깔나게 펼쳐낸다. 덕분에 만듦새는 다소 거칠고 투박하나 캐릭터의 진심이 느껴진다. 영화는 김조광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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