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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지금도, 내 꿈은 영화감독
김성훈 사진 백종헌 2012-08-07

2011 스토리 공모대전 최우수상 <궁극의 아이> 완고 앞둔 장용민 작가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이 올해로 4년째를 맞았다. 매년 선정된 수상작의 결실이 조금씩 보인다. 제1회(2009년) 수상작인 <아이두 아이두>는 얼마 전 TV드라마로 방영됐고, 제2회 수상작 <더 파이브>는 웹툰 연재를 마친 뒤 시네마서비스와 판권 계약을 완료했다. 지난해 12월7일 열린 2011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차지한 <궁극의 아이> 역시 완고를 앞두고 있다. 장용민 작가의 <궁극의 아이>는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거대 악의 세력이 평범한(?) 아이에 의해 흔들리면서 벌어지는 음모론”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 작품을 ‘창의적인 이야기 구성이 돋보인다’는 이유로 선정했다. 신인인가 했더니 데뷔 15년차 기성 작가였다.

-스토리창작센터에 입주한 지 7개월째다. 진행은 얼마나 됐나. =지난해 9월 말 열린 공모전에 내기 전부터 이미 쓰고 있었다. 크게 5개의 챕터로 나눈다면 지금 마지막 챕터만을 남겨두고 있다.

-기억을 다룬 한 다큐멘터리가 <궁극의 아이>의 출발점이라고. =EBS에서 방영된 <다큐프라임: 기억력의 비밀>이라는 다큐로, 기억력과 관련한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어떤 사람은 짧은 시간의 일밖에 기억하지 못하고, 또 한 미국 여자는 7살 이후 벌어진 일을 전부 기억하더라. 흥미롭게 봤다. 과거가 아닌 미래(에 벌어질 일을 미리 보고)를 기억할 수 있다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쓰게 됐다.

-극중 주요인물인 ‘신가야’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기억하는 캐릭터다. =자신이 미래에 테러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테러를 준비하는 남자다. 신가야가 노리는 자는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네오콘’ 같은 거대한 악의 세력이다. 사랑하는 여자가 보는 앞에서 신가야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야기가 벌어진다.

-이야기의 등장인물, 공간 대부분 한국이 아니다. 글로벌시장을 염두에 둔 설정인가. =맞다. 원래 신가야도 한국 사람이 아니었다. 출판사 관계자와 통화하다가 “등장인물이 한국인이 아닌데 괜찮냐”고 하니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그가 다시 “정말 한국인이 없냐?”고 되물어보며 “그래도 한국에서도 출간해야 하는데 한명 정도는 한국인으로 설정하는 게 낫지 않냐”고 하더라. 그래서 신가야라는 이름을 지었다.

-글로벌시장을 염두에 둔 건 언제부터인가. =전작 소설 <신의 달력> 때부터 해외 출판을 염두에 두고 쓴다. 내 에이전트가 신경숙 작가를 미국 출판계에 알린 KL매니지먼트 이구용 대표다. <신의 달력>을 그에게 보여줬는데, 장르문학이라 충분히 해외 출판이 가능하다고 하더라. 한국에서는 장르소설이 많이 팔려봐야 2만 부 안팎이다.

-반면, 영화화하기에는 이야기가 방대하다. =소설 출간을 목표로 한다. 본업이니까.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1999) 시나리오로 작가 데뷔했는데. =원래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감독이 되려면 자기 시나리오를 써야 했다. 어쩔 수 없이 쓴 게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이다. 영화 개봉 전에 한국영화아카데미 14기로 입학했고, 영화가 개봉할 무렵 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소설 <운명계산시계>(2000)와 <신의 달력>(2009)을 냈고, TV애니메이션 <아이언키드>(2006)의 시나리오를 작업했다. =감독 준비를 몇년 했다. <운명계산시계>가 출간되자마자 씨네2000에서 영화화하고 싶다고 했다. 그곳에서 한 4년을 준비했다. 그러다가 엎어졌다. 작품 들어가기를 기다리는 것도 힘들고 해서 다시 소설을 썼다. 그다음부터는 계속 장르 작가 생활을 했다.

-장르소설이 더 적성에 맞나보다. =그런 것 같다. 영화는 여기저기서 간섭이 아주 심하다. PD는 PD대로, 투자자는 투자자대로, 배우는 배우대로 시나리오 수정을 요청한다. <운명계산시계>는 서른번 이상 바꿨다. 그렇게 바꾼 이야기가 내 작품인지 모르겠더라. 반면 소설은 전기세만 있으면 된다. 남극 가고 싶으면 남극으로 가고, 미국 가고 싶으면 미국으로 가는 등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

-<궁극의 아이>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다음달 완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마 독자는 올해 11월쯤 책으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지금 다른 일도 함께 하고 있어서 정신이 없다.

-어떤 일인가. =<스텐바이> 이후 방영될 MBC 시트콤이다. 이따 회의하러 일산 넘어가야 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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