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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중견 작가들의 숨겨놓은 욕망
씨네21 취재팀 2012-08-09

< SeMA 중간 허리 2012: 히든 트랙 >

안규철, <불완전한 비행>, 스트로폼에 아크릴 채색, 2012

기간: 8월26일까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문의: seoulmoa.org

히든 트랙. 지금 서울시립미술관 1층과 로비에는 임옥상, 안규철, 황인기, 최진욱, 오형근 등 중견 작가 19명이 평소 숨겨두었던 의외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전시 참여 작가들의 평소 붓질이 아닌 다른 붓질을 통해 모처럼 경쾌한 리듬감을 내뿜는 작품들이다. 우리가 익히 알던 작가의 작업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작업들이 자유롭게 펼쳐져 있다.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김성원은 한국 미술계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중견 작가들에게 지금까지 구축한 자신의 세계와는 별 상관없는 의외의 작품을 내놓아줄 것을 제안했다. 음악 앨범 어딘가에 포함되어 있지만 선곡 리스트에는 또렷하게 명기되지 않는 ‘히든 트랙’의 컨셉을 빌려와 작가들이 평소 잘 내놓지 않았던 무명 작업을 한데 모았다. 전시는 짧지만 즐겁고 자유로운 창작의 순간들을 느끼게 한다. JYP가 반복하여 말하는 ‘공기 반 소리 반’을 빌려보면, 묵직하고 촘촘하게 제 세계를 구성해내던 작가들의 ‘공기 반, 창작열 반’은 대충 한 것 같아서 더 흥미롭다.

의외의 모습을 가진 이에게 매력을 느끼는 건 비단 나만이 아닐 것이다. 나팔꽃과 그물을 활용하여 설치작업을 한 임옥상 작가의 <하늘타기>는 평소 열정적인 작가가 갖고 있는 명상적이고 시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안규철 작가의 <불완전한 비행>은 빨간 풍선을 등에 매단 작가 자신의 조각상이 ‘The END’라고 쓰인 하늘색 글자를 배경 삼아 허공에 둥 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