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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이보다 뭘 더 근사한 걸 바라나
이주현 사진 오계옥 2012-08-28

<링컨: 뱀파이어 헌터>의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 벤자민 워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원하는 게 뭔가? 다 말하라.” 어떤 포즈를 요구하든 상관없다며, 벤자민 워커(뒷줄 왼쪽)가 사진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뒷줄 오른쪽)는 명랑하게 워커의 보조를 맞췄고, 티무르 베크맘베토프(앞줄) 감독은 흐뭇하게 이들의 장난을 지켜보았다. <링컨: 뱀파이어 헌터>의 감독과 두 주연배우가 내한했다. <링컨: 뱀파이어 헌터>는 도끼를 들고 뱀파이어와 맞서 싸우는 링컨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다. 링컨 역을 맡은 워커와 링컨의 아내 메리를 연기한 윈스티드, 그리고 <원티드>로 할리우드에 가뿐히 안착한 베크맘베토프 감독을 만났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는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들었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_시차 때문에 몹시 고생했는데, 차 타고 이동하면서 쉬었더니 이제 많이 좋아졌다. 신경써줘서 고맙다. 벤자민 워커_내 몸 상태엔 별로 관심이 없겠지만 나는 오늘 컨디션이 좋다. (웃음)

-팀 버튼이 제작자로 나섰다. 팀 버튼과는 <9: 나인>을 함께 제작한 경험이 있다. =티무르 베크맘베토프_그렇다. <9: 나인>이 시작이었다. 이후 소설 <링컨: 뱀파이어 헌터>의 판권을 샀다. 원작의 소재가 무척 마음에 들었고, 이 작품을 연출하고 싶다고 팀 버튼에게 말했더니 그도 좋다고 하더라.

-원작 소설의 어떤 점이 흥미로웠나. =티무르 베크맘베토프_지적인 소설이다. 정교한 퍼즐 같다. 실화와 가상의 드라마와 뱀파이어 이야기를 결합하는 솜씨가 놀라웠다.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도전의식이 생겼다. 전기 작품이지만 독특한 조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출연배우 대부분이 액션을 선보인다. 링컨의 부인 메리 토드만이 예외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_예전에 액션영화를 찍은 적이 있는데 무척 고되더라. 이번엔 험하게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돼서 행복했다. 사실 다른 배우들이 서로 엉덩이 걷어차면서 액션 신을 소화하는데 나 혼자 후프스커트(버팀 테가 들어 있는 치마) 입고 얌전히 있자니 그들이 부러워지더라.

-특별히 공을 들인 액션 신이 있다면. =티무르 베크맘베토프_우선 링컨의 무기는 도끼다. 도끼는 이전에 아무도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무기다. 링컨이 말을 타고 뱀파이어를 쫓는 말 추격전도 신경썼다. 우르르 말떼가 달려가는 상황에서 링컨은 이 말에서 저 말로 점프를 하며 뱀파이어를 쫓는다.

-본인의 무기가 더 근사했으면 하는 마음은 없었나. =벤자민 워커_이보다 뭘 더 근사한 걸 바라나. 샷건이 장착된 도끼인데. 또 티무르 감독과 마찬가지로 도끼가 링컨이라는 인물을 표현하는 데 적합한 무기라고 생각했다.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중 한명인 링컨을, 그것도 링컨의 20대와 50대를 모두 연기한다. =벤자민 워커_물론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링컨이 놀라운 업적을 남긴 위대한 대통령이긴 해도 그 시작은 변변치 않았다고 한다. 젊은 시절의 링컨은 결함도 있었고, 우울증도 앓았던 인물이다. 링컨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복잡한 삶을 살았는데, 이 평범하지 않은 삶을 어떻게 이해하느냐, 그것이 관건이었다. 게다가 메리가 내 아내가 될 예정이었고, 티무르 감독이 연출하고 팀 버튼 감독이 제작한다니! 단지 이걸 망치지만 말자는 생각뿐이었다. (웃음)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은 완벽주의자라고 들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힘든 점은 없었나.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_티무르 감독은 매 장면이 그저 알아서 굴러가도록 놔두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늘 정확한 상황과 위치에 캐릭터를 세워놓는다. 벤자민 워커_꼼꼼하고 철두철미하다. 또 매우 관대하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장면을 모니터로 보여주고, 그 장면이 왜 필요한지 정확하게 설명해준다. 자신이 상상했던 걸 현실로 그려내 보여주는 사람이다. 즐거운 협업이었다.

-상상력의 원천이 궁금하다. =티무르 베크맘베토프_나도 모른다. 내게 중요한 건 단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다. 가끔은 일을 위해 사람이 있는 건지, 사람을 위해 일이 있는 건지. 영화를 만들기 위해 훌륭한 팀을 꾸리는 건지,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영화를 찍는 건지 헷갈린다. 물론 일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긴 하지만 또 그 일이 내 삶의 전부는 아니기도 하고. (웃음) 내게 영화를 만드는 작업은 사람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과 같다.

-벤자민 워커는 뮤지컬 <블러디 블러디 앤드루 잭슨>에서 미국의 대통령을 연기한 적이 있다. 연출자들이 당신에게서 클래식한 대통령의 얼굴을 보는 것 같다. =벤자민 워커_내가 연기한 두 대통령이 몸집이 큰데, 아마도 내가 키가 커서 대통령이 된 게 아닐까?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_알다시피 벤자민은 줄리아드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런 이력 때문인지 그는 남들보다 캐릭터 이해도가 높은 것 같다. 또 그는 이 일을 단순히 비즈니스로 접근하지 않는다. 벤자민 워커_오, 메리~! 티무르 베크맘베토프_벤자민은 참을성도 많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장시간 메이크업을 하고 있어야 했다. (웃음)

-<원티드> 이후 오랜만의 장편 연출작이다. 그동안은 제작자로 더 많이 활동했다. =티무르 베크맘베토프_감독이 된다는 것에 대해 이해해가는 과정인 것 같다. 감독은 제작자의 지시를 받는다. 하지만 제작자는 더 많은 책임과 복잡한 문제를 떠안는 사람이고, 감독은 자유를 누리는 사람이다. 앞으로는 스스로 자유를 찾아갈 생각이다.

-워커는 티무르 감독이 상상력이 풍부한 6살짜리 소년 같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오늘 보니 당신이 더 개구쟁이 소년 같다. =벤자민 워커_어렸을 적 우리는 모두 장난기가 가득했고 두려움을 몰랐다. 그러나 나이를 먹을수록 그 마음을 잃어버린다. 하지만 티무르 감독은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것을 즐긴다. 상상력이 제멋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 역시도 결코 성장하지 않을 셈이다.

-<원티드>의 속편 계획은 없나. =티무르 베크맘베토프_하게 될 거다. 하지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벤자민 워커_하게 되면 미팅을 갖자. 일단 에이전시에 연락을 좀 하고…. (일동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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