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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dget] 밖에서도 해봤니?

엑타코 코리아 매직스캔 D900

사양

크기 247x36x24mm(스캐너), 280x71.8x66.5mm (스캐너+도킹) 무게 154g(스캐너), 456.2g(스캐너+도킹)

특징

1. 어디든 부담없이 들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는 초경량, 초소형 휴대용 스캐너. 2. 빠르다. A4용지 한장 분량의 문서를 1.5초 만에 스캔해 저장할 정도. 3. 실외에서는 무선 스캐너로, 실내에서는 자동 급지형의 도킹 스캐너로 다양하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4. 전용 소프트웨어가 스캔한 데이터를 편집 가능한 텍스트 형태로 MS오피스 프로그램에 옮겨준다. 물론 악용 및 과용은 금물.

여러 해 전에 만들어진 SF영화를 다시 관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미래에 관한 과거의 예측을 현시점에서 점검해볼 기회인 셈이다. 용하게 내다봤다 싶은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불발에 가까운 상상이 더 많은 듯하다. 최근 렌 와이즈먼이 불필요한 리메이크 버전을 만들기도 한 폴 버호벤의 1990년작 <토탈 리콜>에서도 눈에 띈 장면이 있다. 태블릿PC 펜과 유사한 모양새의 미용기구로 매니큐어 색깔을 바꾸는 데 온 신경을 쏟던 리콜사의 접수계 직원을 다들 기억할 거다. 그런데 이 획기적인 제품은 케이블을 주렁주렁 단 유선기기였다. 게다가 그녀의 책상 위에는 덩치 큰 구형 CRT 모니터까지 놓여 있었다. 당시 감독과 시나리오작가의 미래적 상상은 21세기에 닥칠 중요한 경향 두 가지를 놓쳤던 게 분명하다. 바로 무선기기의 상용화와 제품의 소형화다.

그런 의미에서 엑타코 코리아의 휴대용 스캐너인 매직스캔 D900도 1990년대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미래가 아닐까 싶다. A4용지의 가로 폭을 조금 넘길 정도로 크기가 아담하고 무게는 154g에 불과하며, 전원으로 AAA건전지를 사용하는(USB 케이블 전원 겸용) 간편한 물건이다. 보고 있으면 통상적인 사무용 스캐너가 돌도끼 수준으로 낡은 듯 느껴질 지경. 가방에 찔러 넣고 다니며 원하는 문서 위에 대고 밀기만 하면 디지털 이미지가 메모리카드에 곧장 저장된다. 기존의 평판 스캐너를 사용할 때는 늘 제본된 자료가 문제였다. 무리하게 펼쳐 스캔부에 밀착시키려다가 책이 망가지기 일쑤였던 것. 중앙 제본부가 들뜨다 보니 스캔 이미지도 어쩔 수 없이 왜곡되곤 했다. 매직스캔 D900은 이같은 문제의 흡족한 해결책이다.

물론 타사에서도 이미 휴대용 무선 스캐너를 판매하기는 한다. 하지만 무게를 절반 수준으로 낮췄을 뿐만 아니라 스캔 속도까지 크게 높인 건 분명한 차별점이다. A4용지 한장 분량의 문서를 이미지로 저장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1.5초에 불과하다. 해상도는 300dpi, 600dpi, 900dpi 중 선택 가능하고, jpg와 pdf 파일 저장이 지원된다. 만약 낱장으로 분리된 문서나 명함 및 신분증, 플라스틱 카드 등을 스캔하고 싶다면? 전용 액세서리인 자동 급지 방식의 도킹 크래들을 부착해 사용하면 편리하다. 도킹 부위에 자료를 밀어넣는 것만으로 스캔부터 저장에 이르는 과정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단순히 텍스트를 메모하려는 용도라면 스마트폰 카메라가 훨씬 간편한 대안이 되지 않을까? 굳이 매직스캔 D900을 구입할 이유는 함께 제공되는 소프트웨어에서 찾을 수 있다. 실시간 광학 문자인식 기능이 스캔한 데이터를 편집 가능한 텍스트로 MS 오피스 프로그램에 옮겨주는 것. 즉 PC와 연결할 경우, 스캔한 문서를 곧바로 편집해가며 작업할 수 있다. 문득 이 제품의 광고모델로 추천하고 싶은 인물이 하나 떠오른다. 표절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는 의혹에 시달린 현직 국회의원인데… 뒤돌려차기가 두려우니 여기까지만 하겠다. 가장 중요한 한마디만 더 하고. 이 제품의 가격은 19만9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