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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가을날의 고전을 좋아하세요?
심은하 2012-09-27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연극 <쥐덫>

<두 도시 이야기>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기간: 10월7일까지 장소: 충무아트홀 대극장 문의: 02-2230-6601

<쥐덫>

연극 <쥐덫>

기간: 오픈런 장소: SH아트홀 문의: 02-747-2265

이렇게 날 좋은 날, 실내에서 책 읽기는 답답하다. 책 속의 상상력을 눈으로 귀로 보고 들을 수 있다. 바로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공연이다. 이때 위대한 소설이 원작이라는 것은 큰 믿음을 준다. 비록 책으로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우선 이름만 들어도 긴장하게 되는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의 <쥐덫>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 1952년 초연된 뒤 극장만 바뀌었을 뿐 60년째 상연되고 있는 명작이다. 쥐덫 노래와 함께 어우러지는 책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원작의 키포인트다. 연극이라는 매체에서도 책의 오리지널리티를 구현할 수 있을까. 정교한 건축물 같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은 사실 무대에 올리기 꽤 까다로운 작품이다. 무대 위 세트는 원작의 클래식한 느낌을 아주 정교하게 잘 살려냈다. 연극은 공포영화를 연상시키는 영상물로 막을 올린다. 밤길을 홀로 걷던 중년 여성을 해치는 잔혹한 장면은 그림자로 묘사된다. 이어진 무대는 여인숙 몽크스웰의 응접실. 이곳에서 배우들은 두 시간 안팎의 치열한 심리전을 펼친다. 연극은 원작에 충실하다. 다만 조금 더 축약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정통 추리극에서 다소 늘어지는 전개나 갑작스런 결말은 자칫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영국의 문호 찰스 디킨스의 소설도 무대에서 읽을 수 있다. <두 도시 이야기>가 국내 첫 라이선스로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죽음을 초월한 사랑이 메인 테마다. 부제로 붙여놓은 ‘18세기 런던과 파리’가 암시하는 시대, 프랑스 혁명이 몰고온 역사적 소용돌이는 원작보다 힘을 잃는다. 순결도 법도 주인의 것인 지옥 같은 세상을 속살까지 드러내듯 세트는 앙상한 철 구조물로 짜여졌다. 극의 중심 구조가 삼각관계임에도 시드니가 루시에게 사랑을 느끼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은 옥에 티다. 하지만 방대한 원작에서 길 잃은 디테일과 다소 평면적인 캐릭터에 깊이를 더하는 뮤지컬 넘버들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