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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소녀의 버킷리스트 <나우 이즈 굿>

백혈병에 걸려 4년째 투병 중인 17살 소녀 테사(다코타 패닝)는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남은 순간들을 채워가기로 한다. 비록 학교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또래들의 경험을 쉽게 공유하지도 못하지만, 그녀 곁에는 일탈을 함께해줄 단짝친구 조이(카야 스코델라리오)가 있고, 이혼한 부모도 딸의 치료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다한다. 은밀히 침대맡에 숨겨둔 위시리스트를 하나둘씩 실행해가던 어느 날, 테사는 착하고 따뜻한 심성을 지닌 옆집 소년 아담(제레미 어바인)을 만나게 되고 곧 그와의 풋풋한 인연이 시작된다.

시한부 소녀, 버킷리스트, 이웃집 소년, 가족, 친구, 그리고 사랑과 이별. <나우 이즈 굿>은 이 단어들로 조합 가능한 가장 익숙한 이야기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영화다. 구스 반 산트의 <레스트리스>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보다 단조롭고 정적이다. 하지만 <나우 이즈 굿>을 단순히 말랑말랑한 틴에이지 로맨스물로 보기는 힘들다. 죽음 앞에서 쉽게 좌절도 긍정도 하지 않고 그저 삶의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어린 소녀의 성숙한 태도가 끝내 가슴 한켠을 묵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느새 훌쩍 커버린 다코타 패닝의 영민한 멜로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 테사는 솔직하고 자존심이 강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촉수를 감출 줄 아는 사려 깊은 아이다. 그녀의 복잡한 심리를 패닝은 디테일한 연기로 잘 표현해냈다. <워 호스>의 신성 제레미 어바인과의 앙상블도 상큼하고, <디어 한나>를 연출한 패디 코시딘의 부성애 연기도 인상적이다.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의 각본을 쓴 올 파커가 제니 다우넘의 베스트셀러 청소년 소설을 각색해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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