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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삶의 양태 <클라우드 아틀라스>
이기준 2013-01-09

갈채와 야유. 새로운 것을 보여주겠다는 야심의 결과는 종종 두 가지의 극단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첫선을 보였을 때 미국 평단의 반응 역시 그러했다.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역사상 가장 야심찬 기획의 영화”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반면, 시사주간지 <타임>은 “대학 시절 마약 기운에 취해 주절주절 떠들어대던 고답적이고 뜬구름 잡는 말들”과 비슷하다며 이 작품을 2012년 최악의 영화로 처참하게 깔아뭉갰다. 어찌됐건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논란의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이 영화의 특색은 분명하다. 첫째, 1849년부터 2346년까지 약 500년이라는 기간 중에 벌어진 여섯개의 개별적인 이야기들이 교차로 진행되면서 과거, 현재, 미래의 인물들이 비슷한 운명에 도전한다는 것. 둘째, 10여명의 주조연 배우들이 특수분장의 힘을 빌려 연령과 성별까지 바꿔가면서 다양한 인물들로 여섯개의 에피소드에 등장한다는 것. 워쇼스키 남매와 톰 티크베어, 이 세 감독은 이런 형식적 도전을 통해서 인간은 시공을 초월하여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삶의 양태들은 똑같이 반복된다는 ‘윤회설’을 구현해내려 한다. 여러 가지 이야기 조각을 하나의 서사로 엮어내는 봉합에는 분명 절묘한 구석이 있다. 하지만 각각의 사건의 흐름을 ‘조작적으로’ 교차편집하여 그들이 겪는 기승전결의 리듬을 비슷하게 짜맞춰가는 것이 한편의 곡예를 보는 것과 같은 감흥 이외의 무엇을 더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곡예를 보고 있으면 지루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깊은 감동을 받기도 쉽지 않다. 이야기 조각들이 들어맞는 쾌감과 최첨단 특수분장들이 원래의 기획이 품고 있던 씨앗을 완전히 개화시키기에는 부족했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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