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누군가 당신을 훔쳐보고 있을지도

<감시> 조의석, 김병서 감독

사진제공: 영화사 집, 한세준

김병서, 조의석 감독, 2PM 이준호(왼쪽부터). 사진제공: 영화사 집, 한세준

출연 설경구, 정우성, 한효주, 이준호, 진경 / 제작 영화사 집 / 배급 NEW / 개봉예정 하반기

“아르고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눈이 100개 달린 거인. 눈깔이 100개나 있으니 절대 놓치는 게 없지. 난 모든 걸 보고 빠짐없이 기억하는 사람을 원한다.” 전문 강도단을 추적 중인 특수범죄과 감시반의 황 반장(설경구)이 막 시험을 통과한 신참 하윤주(한효주)에게 당부한다. 우리 역시 조의석, 김병서 감독이 <감시>를 궁금해하는 예비 관객에게 아르고스가 되어주길 바랐다. 촬영이 한창인 까닭에 안타깝게도 조의석 감독과의 전화 인터뷰로 만남을 대신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가 김병서 감독과 함께 속속들이 조감하고 있는 <감시>의 풍경을 엿보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감시반과 범죄단이 서울 한복판에서 펼치게 될 시선의 전쟁, 그 폭풍의 눈속으로 뛰어들어보자.

-<조용한 세상> 뒤 오랜만이다. 어떻게 시작한 프로젝트인가. =원래 ‘감시’를 소재로 한 범죄수사물을 워낙 좋아해서 많이 보는데, 우연찮게 <더 아이 인 더 스카이>(The eye in the Sky)이라는 홍콩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김병서 감독이랑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각색해서 만들어보면 재밌을 것 같더라.

-소설, 만화, 웹툰에 비해 영화를 원작으로 하면 새로움에 대한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는데. =리메이크(엄밀한 의미에서 리메이크도 아니지만)에 대한 부담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소재가 좋았다. 이 소재를 바탕으로 해서 기본적인 인물 구도는 그대로 가지고 오되 배경을 한국적인 현실에 맞춰 재구성해보면 색다른 이야기, 색다른 그림이 나올 것 같았다.

-한국적인 현실이라 함은. =민간인 사찰 문제 아니겠나. 아버지 세대에도 있었던 일이고, 우리 세대에도 벌어지고 있는 일이고. 공교롭게도 내가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동안에도 그런 사건들이 실제로 터졌다. 뉴스를 보는데 감시반이라는 특수한 조직이 있다는 소재가 한편으로 보면 재밌는 설정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일반인에게 섬뜩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점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일 수 있다. 현실의 이슈를 다루면서 동시에 그걸 장르적 재미로 밀어붙이는 지점도 있으니까.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 나오는 감시반처럼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그들의 필요에 봉사하는 조직이라면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원작의 인물 구도는 어떻게 살리려고 했나. =결국에는 감시반이라는 특수한 조직에 속한 사람들의 매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각 인물에 동물 이름으로 캐릭터를 부여하고, 감시반 전체를 관장하는 황 반장과 신참 하윤주의 성장과정을 주안점으로 뒀다. 쫓고 쫓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들이 흔히 그렇듯, 사람 냄새가 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황 반장, 하윤주, 제임스, 각기 다른 캐릭터의 시선을 통해 보는 사람들의 관계,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감시반 황 반장에 설경구, 어리바리한 듯 똘똘한 신참 하윤주에 한효주, 범죄단을 이끄는 과묵한 브레인 제임스에 정우성. 아주 딱 떨어지는 캐스팅이다. =캐스팅이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됐다. 우선 하윤주는 처음부터 한효주씨만 보고 쓴 캐릭터인데 맡아줘 다행이었다. 연기는 원래 잘하지만 액션마저 잘해서 감동이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설경구 선배도 액션배우 해도 되겠다며 칭찬 일색이었다. 정우성 선배도 기대도 안 했는데 제임스를 맡아주겠다고 해서 놀랐다. 근사한 액션, 기대해도 좋다. 지금까지와 달리 날선 악역배우로서의 면모가 살아 있을 거다. 설경구 선배는 뭐, 황 반장에 딱 맞는 연기를 해주고 계시다. 거의 동물 같지. 이런 배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마냥 행복하다. 날만 좀 덜 춥고 낮만 좀더 길었더라면….

-같은 영상원 출신인 김병서 감독과 공동 연출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고, 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나. =예전부터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는데 서로 시기가 안 맞았다. 이번에 준비하면서 김병서 감독이 연출에도 욕심이 있다기에 그러면 같이 해보자 제안했고, 투자사도 흔쾌히 받아줬다. 이왕 둘이 뭉쳤으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작업은 프리 프로덕션 때 서로의 생각을 최대한 일치시켜놓았고 현장에서는 내가 연출, 김병서 감독이 촬영을 주로 맡아서 매끄럽게 굴러가고 있다.

-<태풍태양> <푸른소금> <위험한 관계> 등의 촬영을 맡았던 김병서 감독은 물론이고 본인도 촬영부 생활을 거쳤다. 프리 프로덕션 때 촬영에 관해 가장 치열하게 고민했을 것 같다. =시선의 긴장감, 그걸 어떻게 영상으로 전달할 것인가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는 영화다. 단순히 ‘누가 누구를 관찰한다’, ‘뒷모습을 본다’가 아니라 각 신, 각 시퀀스 안에서 긴장감이 살아 있는 장면들이 나와야 한다. 방법을 고민하다가 현실감을 높이면 어떨까 싶어서 도둑 촬영도 시도하고 있다. 워낙 배우들이 유명한 분들이라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웃음) 그리고 정우성 선배는 하늘에서 감시하는 역할이고, 설경구 선배와 한효주씨가 속한 감시반은 지상전을 뛰잖나. 그걸 시각적으로 대비시키기 위해 조감과 아이레벨의 차별성도 많이 끌어들일 거다.

-본격적인 액션은 처음인데 가장 공들이고 있는 부분은. =카 액션. 서울 도심에서 제대로 한번 찍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너무 길면 재미없을 것 같고, 임팩트있게 짧고 효과적으로 찍을 방도를 고민 중이다.

-몇몇 중요한 대결 신이 낮 시간, 사람 많은 명동, 청계천, 테헤란로 등을 배경으로 벌어진다. 준비가 만만치 않겠다. =그 부분 촬영이 이제 시작됐다. 이전까지는 세트 부분을 많이 찍었고. 이제 거리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무척 긴장된다. 오늘만 해도 헌팅 보완, 디테일 수정 같은 준비의 연속이다. 그런데 날은 춥고, 낮은 짧고. (웃음)

사진제공: 영화사 집, 한세준

강도를 감시하는 감시반을 감시하라

특수범죄과 감시반의 황 반장은 들어온 지 얼마 안된 신참 하윤주와 콤비를 이루어 제임스가 이끄는 전문 강도단 추적에 나선다. 하지만 감시라면 제임스도 뒤지지 않는다. 그는 자신들을 감시하는 감시반을 감시함으로써 수사망을 손쉽게 빠져나간다. 이 쫓고 쫓기는 게임이 승자를 가릴 때까지 계속된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