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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향해 <데드폴>
윤혜지 2013-01-23

광활한 설원 한복판. 카지노를 털고 도주 중이던 애디슨(에릭 바나)과 라이자(올리비아 와일드) 남매는 살아남기 위해 다음을 기약한 뒤 헤어진다. 애디슨은 캐나다로 넘어가기 위해 살인을 거듭하며 이동하고, 라이자는 사고를 치고 도망 중이던 전직 복서 제이(찰리 헌냄)를 유혹해 국경으로 향한다. 여자 보안관 한나(케이트 마라)는 자신을 무시하는 아버지에게 인정받으려 노력한다. 라이자를 찾던 애디슨은 라이자와 제이, 제이의 부모, 제이를 찾으러 온 한나를 인질로 잡은 채 살 떨리는 저녁식사를 시작한다.

<아나토미> <카운터페이터> 등 꼼꼼하게 필모그래피를 다져온 슈테판 루조비츠키 감독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라는 것을 굳이 감안하지 않더라도 <데드폴>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영화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캐나다 퀘벡의 아름다운 설원이 영화 안에서 충분히 쓰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설원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에 은근히 기대해볼 법한 서늘한 분위기나 생경한 이미지는 영화에서 전혀 살아나지 못한다. 설원은 그저 배경으로만 존재할 뿐, 반드시 퀘벡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어야 할 이유도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두 번째 아쉬움은 인물들의 사연과 설정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액션은 감질나게 끊기기 일쑤고, 이야기는 대체로 뚜렷한 훅이 없이 밋밋하게 전개된다. 더구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인물들의 본심이 드러나기는커녕 더욱 모호해지고 한참 전에 꼬인 관계의 매듭이나 설정들은 채 풀리기도 전에 어설프게 다른 사건에 밀려버리고 만다. 여러 가지로 <데드폴>은 <카운터페이터>에서 보여주었던 감독의 기민한 연출력을 몹시 그리워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다만 친근한 조연들을 여럿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퍽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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