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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dget] 가구와 스피커 사이

CES 2013에서 최고 혁신상 받은 ‘베오플레이 A9’은 뭐기에?

크기

701×908×411(W×H×D)mm

무게

14.7Kg

특징

1. 스피커라기에는 너무 아름답고 고요한 디자인. 2. 오른쪽으로 쓰다듬으면 볼륨이 올라가고, 왼쪽으로 쓰다듬으면 내려간다. 이른바 매직 컨트롤. 3. 태생을 속이지 못하는 B&O다운 사운드의 질감. 4. 스마트폰으로 쉽게 조작하는 무선 플레이. 아이폰뿐만 아니라 갤럭시에서도 가능하다.

얼마 전 미국에서 열렸던 가전 전시회 <CES 2013>은 항상 그랬듯, 올해도 성황리에 끝났다. 이번 대회에는 대략 48개국에서 3천개 이상의 업체들이 참가했다는데, 삼성과 LG는 물론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참가했다. 이만큼 세계인의 시선이 모이는 전시회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건 뱅앤드올룹슨의 세컨드 브랜드인 B&O플레이가 내놓은 A9이었다. 뭐가 그렇게 혁신적이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조금 있다 하고 우선 디자인을 잠깐 살펴보자.

생각보다 육중해 보이는 둥근 본체를 받치고 있는 3개의 나무다리는 A9을 스피커라기보다 가구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전설적인 가구 디자이너인 찰스 임스의 에펠 체어(Epel Chair)를 묘하게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모르긴 해도 뱅앤드올룹슨의 디자이너들이 가구 디자인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을 거라는 확신을 준다).

제품의 마감 상태는 사진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길 없는, 감탄의 연속이다. 기계와 레이저로 깎아 만든 제품이지만 손으로 빚은 것 이상의 감동을 준다. 좀더 자세히 보기 위해 제품에 한 발짝 다가서면 살짝 난감한 기분에 빠진다. 당연히 보여야 할 전원 버튼이나 볼륨 버튼이 보이지 않는다. 점자로 된 책을 읽는 것처럼 제품의 외벽을 더듬거리다 보면 그제야 조그맣게 숨겨진 전원 버튼을 찾을 수 있다. 볼륨 조절 버튼은 없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없는 게 아니라 숨어 있다. 전원 버튼 옆의 작은 돌기 부분을 오른쪽으로 쓰다듬으면 볼륨이 올라가고, 왼쪽으로 쓰다듬으면 작아진다. 처음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 ‘밀어서 잠금 해제’의 감동을 기억하는지? 딱 그만큼의 감동이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기능이 아니라 극도로 정제된 디자인을 해치지 않기 위한 기능이다. 이 직관적인 조작 방식과 디자인 덕분에 A9은 올해 CES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장인적인 만듦새 뒤로 디지털의 편리함이 드러난다. AUX 라인입력과 USB 연결은 물론 에어플레이와 DLNA(둘 다 블루투스와 유사하지만, 블루투스보다 음원의 손실을 훨씬 더 줄여준다)를 지원한다. DLNA 기능의 추가로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인 갤럭시 시리즈 역시 무선 사용이 가능해졌다. 아이폰만 지원했던 지금까지의 B&O 제품에서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스피커의 본령인 음질은 어떨까. 기가 막힌다. A9은 1개의 베이스, 2개의 미드레인지, 2개의 트위터로 이뤄져 있다. 전문가들마저 더이상 멀티미디어 스피커를 무시해서는 안될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대단한 음질과 공간감을 보여준다.

표면을 둘러싸는 컬러는 실버, 레드, 블랙, 그린, 화이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나무로 만든 스탠드도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덕분에 원하는 만큼의 다양한 공간 연출도 가능하다. 브래킷을 이용해 벽에 부착할 수도 있다. 다만 가격은 336만원. 선뜻 권하기는 힘든 가격이지만, 혹시 로또라도 당첨된다면 위시 리스트의 최우선 순위에 놔도 될 스피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