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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묵직한 무게를 지고 가는 두 배우

<아일랜드>

기간: 1월31일~2월17일 장소: 게릴라극장 문의: 02-763-1268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감옥을 배경으로 인종차별과 인권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아일랜드>는 메시지가 갖는 묵직한 무게와 첨예한 문제의식 덕분에 공연 때마다 화제를 불러일으켜온 문제작이다. 1977년, 구히서 역, 윤호진 연출, 그리고 이승호, 서인석의 열연으로 무대에 올랐던 초연 무대는 당시 우리의 시대 상황과 맞물려 엄청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다.

작가 아돌 푸가드는 감옥에서 연극 <안티고네>를 준비하는 두 죄수의 극중극을 통해 흑백 인종문제를 넘어 법과 권력, 국가와 개인적 삶, 자유에 대한 갈등을 다각적으로 그리고 있다. 워낙 다루는 주제가 돌직구적이고 ‘센’ 작품이다 보니 작품의 인지도에 비해 공연이 자주 되지는 않는 편인데, 지난해 젊은 연극인 집단인 ‘프로젝트 아일랜드’가 오랜만에 제대로 된 공연을 올려 시선을 모았다. 대본 전체를 새로 번역/각색하고, 작품의 실제 배경인 남아공의 형무소를 답사하고 오는 등 상당히 공들여 준비한 공연답게 작지만 단단하고 밀도있는 무대였다.

아무것도 없는 무대 위에서 오직 두 배우의 호흡만으로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 극의 특성상 연기하기에 상당히 까다로운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남동진, 최무인 두 배우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이 깊은 울림을 남긴 바 있다. 지난해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들 두 사람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아깝지 않을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