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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선택 <노리개>

<노리개>는 화려하게 보이는 연예계의 어두운 일면을 그리고 있다. 정지희(민지현)는 여배우로서의 성공을 꿈꾸며 감독과 언론사 대표에게 성상납을 한다. 하지만 전적으로 그녀의 결정은 아니다. 소속사 사장의 협박과 강요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계속되는 술접대와 성상납을 견디다 못한 여배우는 우울증에 빠지면서 결국 자살을 선택하고, 정의감에 불탄 ‘맨땅뉴스’의 열혈기자 이장호(마동석)가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 한다. 하지만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던 사건은 결국 권력에 의해 묻혀버린다.

<노리개>는 영화로 봐야 할지 시사 고발 프로그램으로 봐야 할지 난감하다. 영화에서 다뤄지는 사건들은 언론보도와 각종 소문을 통해 이미 접했던 내용이다. <노리개>는 고발 프로그램이 아닌 영화 매체물이다. 그럼에도 특별히 영화라는 매체의 특징을 살리려 하지 않는다. <노리개>에 등장하는 인물은 지나치게 단편적이다. 이쪽은 착하고 저쪽은 나쁘고, 인물과 사건이 얽힐 때 일어나야 할 긴장도 없다. 특히 아쉬운 점은 정지희 캐릭터의 묘사다. 그녀는 순진하고 착하다. 배우로서의 욕망이나 온갖 굴욕을 당하면서 겪는 고통의 심리적 묘사가 떨어진다. 그녀가 극중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유일한 방법은 눈물을 흘리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뿐이다. 영화는 이 사건 과정을 방송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과 별반 다를 바 없이 묘사한다. 특히 냉철해야 할 검사가 변론할 때 감성에 호소하는 표정과 말투는 안타깝다. 실제 사건과 관계없다고 해도 누구나 이 영화를 통해 ‘그 사건’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좀더 대담하게 영화적인 각색을 통해 접근했더라면 어땠을까? <노리개>의 제작 의도는 알겠지만, 관객이 극장을 찾을 때는 영화적인 것을 충족시키기 위함임을 잊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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