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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든 적’ <스타트렉 다크니스>
김보연 2013-05-29

정체불명의 사내 존 해리슨(베네딕트 컴버배치)은 런던 시내 한복판에서 폭탄 테러를 일으킨다. 모두가 범인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동안 존은 더욱 과감한 테러를 감행해 대규모의 사상자를 낸 뒤 클링온 지역으로 몸을 숨긴다. 클링온과의 전쟁을 우려한 사령부는 비밀리에 범인을 암살하라는 임무를 엔터프라이즈호의 함장인 커크(크리스 파인)에게 맡기고, 엔터프라이즈호는 ‘특별 무기’를 장착한 채 클링온으로 향한다. 하지만 커크 일행은 베일에 싸인 사건의 충격적인 배후를 알고 혼란에 빠진다.

<스타트렉>이 처음 TV에 등장한 것이 1966년이다. 커크 함장이 이끄는 엔터프라이즈호는 거의 50년 동안 광활한 우주에서 다양한 모험을 펼치며 셀 수 없이 많은 임무를 해결해왔으며, 그만큼이나 많은 테마를 다루었다. 그리고 J. J. 에이브럼스가 연출한 두 번째 <스타트렉> 극장판인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테러’라는 소재를 정면으로 끌어들여 <스타트렉>의 세계관을 재해석한다.

<스타트렉>을 <스타트렉>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단지 커크 함장과 스팍을 엔터프라이즈호에 앉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전작에서 시간여행을 다루며 시리즈의 시간축 자체를 흔들어 고유한 매력을 살렸던 J. J. 에이브럼스 감독은 이번엔 종족간의 유서 깊은 갈등을 가져와 <스타트렉>의 세계를 되돌아본다. 영화는 돌려 말하지 않는다. 수많은 시리즈에서 충실한 적군 역할을 해온 클링온이 진정한 적이 아니라 사실 우리가 적을 만들어왔다고 딱 잘라 이야기하는 것이다. 익숙한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9.11 테러 이후 이제는 클리셰로 자리잡은 ‘우리가 만든 적’이라는 테마가 <스타트렉>에도 등장한 것이다. 물론 엔터프라이즈호의 승무원들은 여전히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싸우지만 이들이 흘리는 땀이 전에 없이 안쓰러운 느낌을 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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