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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을 넘나드는 특급 작전 <미스터 빌리: 하일랜드의 수호자>
윤혜지 2013-05-29

수의사 생활을 하다 은퇴한 빌리(권혁수)는 염소 고든(이인성)과 함께 평화로운 하루를 보낸다. 그의 평화를 깬 것은 어린 비버 베시부(정현경)의 낭떠러지 추락사고다. 빌리와 고든은 베시부를 구하기 위해 육해공을 넘나드는 특급 작전을 펼친다. 한편, 5년 전부터 베시부를 추적해온 경찰 맥킨지(고성일)가 등장한 뒤로, 사건은 어떻게든 베시부를 잡아가려는 맥킨지와 베시부를 구하려는 빌리의 줄다리기로 번진다. 그사이 추락한 베시부는 급물살에 휘말려 댐 아래로 떠내려가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일단 편집과 음악이 훌륭하다. 제작은 숀 코너리, 주제가는 ‘007’ 시리즈로 유명한 셜리 배시가 불렀고, <센스, 센서빌리티>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의 음악을 담당한 패트릭 도일이 음악작업을 맡았다. 샤샤 하트만 감독은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다. <미스터 빌리: 하일랜드의 수호자>(이하 <빌리>)의 음악은 웅장하고 근사하다. 문제는 스토리다. 일단 맥킨지가 5년씩이나 공들여 베시부를 잡으려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사건의 발단을 납득할 수 없으니 이어지는 전개도 긍정할 수 없게 된다. 설득력이 없는 이야기는 수준 높은 사운드와 편집마저 과잉으로 느끼게 한다. 숀 코너리가 자신의 캐릭터를 투사해 만들어낸 빌리 캐릭터도 문제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남성적인 매력을 뽐내는 멋진 빌리가 정작 영화에서는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한다. 어떤 장면들은 즉각적으로 <인디아나 존스>나 ‘007’ 시리즈를 떠올리게도 한다. 동네아줌마 패티의 대사는 더더욱 근심스럽다. “인디아나 존스는 이제 한물갔지. 나 같은 새로운 본드걸이 대세라니까.” 숀 코너리는 이 유명 어드벤처 시리즈들을 끌어들여 <빌리>에 풍성한 영화적 실루엣을 드리우고 싶었던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그 시도가 제대로 먹히진 않은 것 같다. 국내에선 우리말 더빙 버전만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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