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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컴퓨터애니메이션 <백 투 가야>
이기준 2013-07-01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아동용 TV만화 <부와 지노의 모험>은 상상의 세계 ‘가야’에서 벌어지는 가야인 영웅 부와 그의 친구 지노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꿈과 모험이 가득한 이 낭만적인 세계는 어느 날, 저조한 시청률 덕분에 자신의 프로그램을 빼앗긴 괴짜 과학자 아이슬리의 음모로 위기에 처하게 된다. 직접 공들여 개발한 양성자 로켓으로 차원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된 아이슬리는 만화 속 세계 가야로 들어가 가야의 보물 ‘댈러마이트’와 부, 지노, 공주 애틀란타와 말썽꾸러기 악동삼총사를 현실세계로 이동시킨다. 부와 지노는 적이었던 악동삼총사와 힘을 합쳐 댈러마이트를 되찾아야 함은 물론이고, 다음 방송시간에 맞춰 만화 속 세상으로 되돌아가 TV프로그램 또한 지켜내야 한다.

<백 투 가야>는 제작 전 과정이 독일에서 이루어진 최초의 컴퓨터애니메이션으로, 기획단계에서부터 야심차게 세계시장을 겨냥했다. 하지만 완성품은 화려한 컴퓨터그래픽 말고는 많은 면에서 부족하다. ‘충분한 눈요깃거리가 곧 흥행’이라는 두루 퍼진 오해에 충실한 이 작품은 헐거운 이야기와 무분별한 스펙터클의 전시장이다. 좋은 동화가 주는 독특한 분위기나 감동, 여운은 없고 그 자리에는 많이 본 듯한 캐릭터들과 김빠진 유머, 그리고 억지스런 교훈이 들어차 있다.

<핑크 플로이드의 벽>과 ‘007’ 시리즈,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거장 마이클 카멘의 장쾌한 음악들이 간신히 죽어가는 드라마에 약간의 인공호흡을 한다(<백 투 가야>는 2003년 유명을 달리한 카멘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하지만 전반적인 작품은 여전히 ‘아동 도서의 왕국’이라는 독일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픽사와 디즈니의 어설픈 모조품 같다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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