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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창작하다 <라 당스>
정한석 2013-08-21

<라 당스>의 카메라는 개입할 의사가 없다. 350년간 단 한번도 외부인에게 내부의 과정과 사정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파리국립오페라발레단이 이 영화를 허락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영화의 내용은 파리국립오페라발레단의 발레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무용수들은 혼자서 혹은 다 같이 연습한다. 어떻게 해야 더 정확한 자세가 나오고 더 예술적인 표현이 될 것인가. 그들은 치열하게 창작한다. 아이디어 회의 장면도 빠지지 않는다. 지난 작품과 다른 점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무엇으로 더 나아져야 하는가 하며 사람들은 회의한다. 무대에 오르는 이들 외에도 무대를 꾸미는 데에 관여된 모든 이들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 하나의 무대가 끝나고 텅 빈 객석을 치우는 청소부원의 빗질까지도 카메라는 놓치지 않고 잡는다. 말 그대로 파리국립오페라발레단의 창작 과정이 여기 세세하게 들어 있다.

<라 당스>는 다이렉트 시네마의 대표적인 감독 프레드릭 와이즈먼의 작품이다. 다이렉트 시네마는 영화 내의 사건에 개입하지 않고 최대한의 객관적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기본자세로 삼고 있어서, 우린 그 어떤 극적인 갈등구조 같은 걸 이 영화에서 경험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와이즈먼의 영화가 하나의 거대한 영상 모자이크로 불리는 데에는, 현실의 객관적 조각들이 여러 개 모여 마침내 픽션에 다다른 것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발레단의 창작의 과정을 꼼꼼히 지켜본 것에 불과한데도 무언가 환상적인 느낌을 받는다면 그런 이유일 것이다. 와이즈먼은 수십년 동안 학교, 병원, 군대, 교도소 등을 같은 방식으로 다뤄왔고 최근에는 복싱 도장과 파리의 유명한 클럽 ‘크레이지 호스’를 다뤘으며 후자는 지난해에 한국에서 개봉한 바 있다. 발레 애호가들이라면 전설의 발레인들을 영화에서 만나는 재미도 느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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