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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속의 음악 <한나를 위한 소나타>

독일과 러시아가 짧은 휴전 상태를 유지했던 1941년, 양조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따라 우크라이나로 이주 온 독일 소녀 한나(마틸다 애더믹)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피아니스트 라리사(이모겐 버렐)와 바이올리니스트 아브라샤(엘린 콜레브)의 공연에 매료되어 이들과 함께 연주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다. 우연한 기회에 한나는 이들과 함께 음악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음악을 매개로 셋은 돈독한 우정을 나눈다. 하지만 독일이 다시 러시아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고 전쟁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됨에 따라 독일인인 한나와 유대인인 라리사, 아브라샤의 운명은 엇갈린다.

이야기는 노년을 맞은 현재의 한나가 아브라샤로부터 한통의 편지를 받으면서 과거를 회상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화는 우리가 이제까지 보아왔던 2차 세계대전을, 독일과 유대인의 이야기를 다룬 수많은 영화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진 장점을 꼽으라면 그 중심에 음악을 두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실제로 라리사와 아브라샤가 독일 작곡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을 연주할 때와 한나가 독일 작곡가 드보르작의 <유모레스크>를 연주하는 순간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적 효과는 미묘하게 다른 것이 된다. 이를 위해서 마르쿠스 로젠뮐러 감독은 음악을 듣는 순간, 작곡가들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는 친숙한 곡들을 선택한다. 말하자면 한나와 라리사/아브라샤의 운명은 한나가 독일 장교 앞에서 들려주는 (역시나 독일 작곡가) 슈만의 <트로이메라이>와, 라리사와 아브라샤가 연주하는 러시아 작곡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만큼 다른 것이다. 때문에 라리사와 아브라샤가 마지막으로 독일의 작곡가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때의 슬픔은 부연 설명이 없어도 될 만큼 마음을 울린다. p.s. 그런데 제목이 왜 ‘한나를 위한 소나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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