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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빠르냐보다 어떻게 빠르냐가 중요하다” <비행기>

<> 시리즈에서 날 수 있는 자동차를 선보이며 비행에 욕심을 내던 디즈니가 <비행기>에선 아예 작정하고 날았다. 일단, 줄거리는 <> 1편의 도시와 시골의 대비, 2편의 전 지구적 스펙터클을 한데 뒤섞어놓은 듯하다. 비행기 더스티는 세계 최고의 레이싱 챔피언을 꿈꾸지만, 실은 고소공포증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닌 농약살포용 시골뜨기일 뿐이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더스티는 국가별 예선에 도전해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지만 아깝게 탈락하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더스티에게 우연히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 전쟁 참전 경험이 있는 노장 스키퍼를 비롯한 친구들이 더스티의 꿈을 위한 조력자로 나선다. 과연 더스티는 꿈을 이루고 귀환할 수 있을까.

더스티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도전에 성공하는 스토리일 것임은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그런데 영화는 “얼마나 빠르냐보다 어떻게 빠르냐가 중요하다”는 극중 스키퍼의 조언처럼, 하나의 레이스를 거침없이 내달리는 속도를 뽐내기보다 여러 지점을 경유하는 곡예를 시도하며 색다른 재미를 준다. 무엇보다 인도, 네팔, 멕시코, 미국 등 몇개의 거점을 거치는 레이스를 통해 나라별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 큰 매력 요소다. 나라별 특색을 살린 비행기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 중 하나.

특히 연두색 두건에 붉은 가면을 쓴 카사노바, 멕시코 비행기가 제공하는 웃음 포인트를 놓쳐선 안 된다. 그가 정비차 친구들의 연주에 맞춰 춤을 추며 세레나데를 부르는 모습에서는 <인어공주> <알라딘> 등 O.S.T로도 유명한 과거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향수에 젖게 된다. <비행기>는 분명 디즈니가 모든 동력을 쏟아 부은 작품은 아니다. 디즈니는 마치 고소공포증을 지닌 주인공처럼 ‘높게’보다 ‘오래’ 날기로 한 것 같다. 명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의미 있는 비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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