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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했던 인생을 바꿀 ‘단 한번의 기회’ <원챈스>

입지전적 인물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은 어김없이 영화 제작자들을 유혹한다. 2007년 영국의 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불러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된 ‘휴대폰 판매원’, 폴 포츠의 이야기가 바로 그러하다. <원챈스>는 여기서 시작된 영화이다.

영국 남부 웨일스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폴 포츠(제임스 코든)는 어린 시절부터 오페라 가수가 되는 꿈을 키운다. 하지만 그가 가진 것이라고는 오직 타고난 노래 실력뿐이다. 친구도 없고 운도 잘 따르지 않던 그는 이탈리아 베니스의 음악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천금 같은 행운을 만나지만 결국 제대로 그 기회를 잡지도 못한다. 절망에 빠져 고향으로 돌아와 휴대폰 판매원으로 다시 일을 해야 하는 그에게 어느 날, 평범했던 인생을 바꿀 ‘단 한번의 기회’가 찾아온다.

실존 인물을 극영화로 만드는 과정은 사실 쉽지 않다. 더구나 그 대상이 유튜브를 통해 무려 1억6천만번이나 ‘동영상’으로 소개됐던 폴 포츠라면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이때 <원챈스>는 까다로운 이 문제를 재치 있게 비켜나가려 애쓴다. 실제로 감독인 데이비드 프랭클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이 오디션 장면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그리고 관객이 알 리 없는 휴대폰 판매원, 폴 포츠의 지난 시절을 담은 장면을 철저하게 극영화처럼 구성하고 편집한다. 이러한 시도의 결과는? 영화의 초반부, 어린 폴 포츠가 성가대에서 노래 부르고, 동네의 불량한 친구들을 피해 도망다니는 장면들은 언뜻 <빌리 엘리어트>를 떠올릴 정도로 꽤 ‘드라마틱’하지만, 어른이 된 그가 오디션 현장에 들어서는 순간, 감동을 고스란히 ‘재현’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관객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니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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