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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연기자
2001-03-14

안성기, 야쿠쇼 고지

야쿠쇼 고지

젊었을 때는 나이든 배우들을 보며 너무 안일하게 연기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그게 안일하게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젊을 때는 힘으로 연기를 한다면 나이가 들어서는 기분이나 감정으로 연기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연기를 하면서 다른 배우들을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다. 연기를 하면서 무언가 목표를 보고 달려가야 하고, 나이를 잘 먹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류이치 슈라고 오즈 야스지로 영화에 잘 나왔던, 이미 돌아가신 배우를 좋아한다. 류이치 슈는 30대부터 아저씨나 할아버지 역을 했다. 그가 나이먹어가는 모습을 보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안성기

돌아가신 김승호 선생, 허장강 선생. 그분들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고 생각한다. 그만한 대배우는 한국에 아직 안 나왔다고 본다. 그리고 외국배우 중에서는 로버트 드 니로를 예전부터 지금까지 죽 좋아하고 있다. 그의 완벽주의자적인 연기란! 요즘엔 나이가 좀 들어서 예전 같은 매력은 덜하지만 매번 나름대로 모습을 바꿔가며 연기하는 게 보기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