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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일탈 <라스트 베가스>

58년 우정을 지켜온 ‘무적의 4인방’이 간만에 뭉칠 기회가 생겼다. 빌리(마이클 더글러스)가 31살짜리 ‘베이비’와 결혼을 발표함에 따라 샘(케빈 클라인)과 아치(모건 프리먼)가 총각파티를 해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아내 장례식에 오지 않은 빌리에게 토라져 있던 패디(로버트 드니로)도 마지못해 따라나선다. 그리하여 라스베이거스에서 ‘꽃할배 4인방’으로 재결성한 그들은 어릴 적 기분에 휩싸인다. 샘은 아내가 챙겨준 콘돔과 비아그라를 가슴에 품은 채, 아치는 아들 몰래 털어온 연금을 복대에 품은 채, 환락의 도시를 만끽한다. 빌리와 패디도 예전처럼 한 여자를 두고 수컷끼리의 싸움을 벌이는데, 이번에는 패디가 한발 물러선다. 그렇게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일탈을 즐긴 뒤 그들은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다.

최근 들어 중년 혹은 노년에 사랑, 가족, 우정 등의 의미를 되찾는 내용의 ‘실버’영화가 많아졌다. 그중 <라스트 베가스>는 신뢰할 만한 호화 캐스팅으로 승부수를 띄운 영화다. 어느덧 일흔 안팎에 접어든 네 배우는 개성과 앙상블 사이의 균형을 조절하는 데 있어 노익장을 과시한다. 섹슈얼하고도 차가운 느낌의 마이클 더글러스, 꼬장꼬장한 성미의 마초 로버트 드니로, 태생적 느긋함과 유연함을 지닌 모건 프리먼, 둥글둥글하고 능글능글한 케빈 클라인. 각기 다른 느낌과 세계에 속한 그들이 주거니 받거니 하며 서로의 어깨를 토닥이는 모습은 어딘지 푸근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건 마이클 더글러스다. 그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늙음’을 응시하는 초반의 한 장면은, 이 노년의 판타지를 출발시키는 현실적 동력이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이 할아버지들의 라스베이거스 나들이가 그저 안전하게만 느껴진다는 점이다. 전립선 농담에 집착하고 아내가 준 비아그라에 기뻐 몸서리치던 할아버지들의 저력과 막장을 기대했다가는 실망하기 십상이란 뜻. ‘죽지 않아!’를 외치던 할아버지들은 술도 파티도 사고도 여자도 딱 권장량만큼만 맛본다. 이걸 평소 과유불급을 몸소 실천해오셨던 할아버지들의 지혜와 결단력으로 이해해야 하는 건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진정한 사랑이 최고’라는 결말도 다소 식상하다. 물론 이는 배우들의 기존 이미지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묻지 마’ 여행인 줄 알고 떠났다가 ‘아무리 물어봐도 별것 없는’ 여행인 걸 깨달은 듯한 기분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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