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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 on] 연출과 연기 모두 놓치지 않을 것
김성훈 사진 최성열 2014-07-17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 구교환 감독

눈썰미가 있는 독자라면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4년 전 <씨네21> 창간 15주년 기념호 특집기사 ‘충무로 팔팔세대 50’에 소개됐던 배우 구교환. 기사에 실린 뒤 그는 연출(<거북이들>(2011), <술래잡기>(2012))과 연기(<늑대소년>(2012), <서울연애>(2013), 단편 <4학년 보경이>(2014), 단편 <희야>(2014))를 종횡무진 오가며 한시도 멈추지 않았다. 구교환 감독이 연출하고, 주연을 맡은 단편영화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가 얼마 전 막을 내린 제13회 미쟝센단편영화제 희극지왕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수상 소감부터 듣고 싶다. =동작구 이수 토박이다. 동네 극장 아트나인에서 열린 영화제에서 상을 받아 기분이 좋다. 영화 만드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외려 응원을 받은 것 같아 힘이 난다.

-지금까지 만든 영화의 출연배우들에게 DVD를 나눠줬나. =아, 아니… 안 준 게 있다. 배우는 물론 스탭들에게도 줘야 하는 게 도리인데 서플먼트까지 갖춰 줘야 한다는 욕심이 있어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

-이야기는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나로부터 출발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배우가 자신의 출연작 DVD를 받기 위해 감독들을 찾아간다는 한줄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가 영진위 지원을 받으면서 아이템을 발전시켰다.

-시나리오를 쓸 때 DVD를 주지 않은 감독들의 얼굴이 떠올랐겠다. =하나하나 스쳐지나가더라. (웃음) 어떤 관객은 백성철이 1인3역을 연기한 세 쌍둥이 캐릭터를 두고 김곡, 김선 형제 감독이 아니냐고 물어보기도 했는데 영화 속 감독들은 전부 실존 인물이 아니다.

-과장된 연기, 패러디 같은 설정과 장치들이 제대로 관객을 웃겼다. =이야기가 슬픈 까닭에 너무 리얼하게 풀어나가면 나부터 못 볼 것 같았다. 그래서 이야기는 장르적으로, 연기는 최대한 과장되게 보여주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주인공 고기환 역을 직접 연기했다. =연기를 할 줄 아는데 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 생각해 예능으로 치면 MC 같은 화자 역할을 맡았다. 출연 분량은 가장 많지만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고기환이 만나는 여러 감독들이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 상영작 <4학년 보경이>(감독 이옥섭)에서는 김꽃비의 오래된 남자친구 구덕우를 연기했다. =이옥섭 감독의 전작인 다큐멘터리 <라즈 온 에어>를 너무 재미있게 봤다. 이 사람이 시나리오를 주면 망설이지 말고 하자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연락이 왔다. 영화에서 4년째 만나면서 소비될 대로 소비된 남자친구의 발버둥을 보여주려고 했다.

-희극지왕 부문 상영작 <뎀프시롤: 참회록>(감독 정혁기, 조현철)에도 출연했다. 한때 복서였던 주인공 병구(조현철) 옆에서 장구를 치면서 복싱 훈련을 돕는 친구 역인데, 원래 장구를 잘 쳤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서 한달 정도 배웠다. 원래 장구 쳤냐는 질문을 받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

-이번 영화제 상영작 중 자극이 됐던 작품이 있나. =이환 감독의 <집>. 이야기가 세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그보다는 이야기를 인상적으로 풀어나간 작품이라고나 할까.

-좋아하는 감독이 궁금하다. =계속 바뀐다. 지금은 크리스토퍼 놀란.

-연기도 앞으로 계속할 건가. =좀더 규모가 큰 영화를 찍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연출에 집중해야겠지만… 연기 역시 치열하게 하고 싶다.

-차기작은 뭔가. =올해 서울독립영화제가 제작하는 옴니버스영화에 참여하기로 했다. 나와 이옥섭 공동감독을 비롯해 윤성호, 지태경 세팀이 ‘나의 영화, 나의 영화제’를 주제로 멜로드라마를 만든다. 주인공 역도 맡았다.

-어떤 감독이 되고 싶나. =어려운 질문이다. 담배 한대 피우고 대답해야겠다. 흥행 감독? 야망의 감독? (일동 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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