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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경상도 남자아이’에서 ‘선녀’ ‘스턴트맨’ ‘신화 속 인물’까지…

<군도: 민란의 시대> 제작진이 말하는 배우 강동원

윤종빈 감독 “영화의 시작 단계부터 서늘하면서도 강한 악당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머릿속에는 강동원이라는 이름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강동원을 생각하며 조윤이란 인물을 만들었다. 직감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강동원이라는 배우를 생각했을 때 오이디푸스적인 실내극의 느낌을 주고 싶더라. 약간 신화적인 느낌? 군도 무리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홍길동, 장길산, 임꺽정 같은 인물이 나올 것 같은 옛날 구전동화 느낌의 이야기 형식을 취했다면, 조윤이 등장하는 대목은 그리스 실내극 같은 느낌을 주려 했다.”

최찬민 촬영감독 “조윤은 미워할 수 없는 악당이다. 불운할 수밖에 없는 시대와 환경속에 살아가기 때문에 가질 수밖에 없는 조윤 특유의 어둡고 불행한 면모가 있다. 그런 느낌을 살리고 싶어 정면 클로즈업숏을 많이 갔다. 이번에 동원씨와 처음 작품을 했는데, 굉장히 많은 감정을 담고 있더라. 표정이나 눈빛의 떨림 등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컨트롤을 정말 잘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촬영감독으로서 롱테이크로 배우의 액션을 담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해줬다. 액션 장면에서 컷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배우가 하는 액션의 어색함을 감추기 위해서인 경우도 꽤 있다. 동원씨의 경우 본인이 연습을 열심히 해왔고, 액션 장면을 잘 소화해내서 한컷의 롱테이크로 액션의 기승전결을 찍을 수 있었다. 수십명의 군도 일행이 조윤을 잡으려 하는데, 그의 무공에 추풍낙엽처럼 날아가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은 정말 심혈을 기울여 찍었다.”

한재덕 PD “한마디로 ‘디테일한 사나이’다. 작은 부분을 놓치지 않으면서 남자다움도 가지고 있는 친구라는 얘기다. 조윤이 조선 최고의 무관이다보니 어설프게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정말로 액션을 잘해보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중에 무술팀한테 들은 얘기인데, 훈련시간 이후에도 전화를 해서 그렇게 이것저것 물어봤다고 한다. 매니저 모르게 액션스쿨 분들에게 전화를 해서 어디냐고, 만나자고 했다고. (웃음)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도 현장에서는 끊임없이 자기 연기에 대해 의심을 하더라. PD 입장에서는 그냥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고 배부른 경험이었다.”

배우 이성민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만났는데, 외모가 보통이 아닌 건 역시나였고. (웃음)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 밤 신이었는데, 하얀 옷을 입은 동원이가 말을 타고 우리(군도 무리)에게 달려오는 장면이었다. 우리끼리 ’야, 쟤는 무슨 선녀같다’ 얘기한 적도 있다. (웃음) 그러나 인간으로 지켜본 강동원은 외모와는 다르게 다듬어지지 않은 투박함을 가진 배우였다. 보통의 경상도 남자아이 같은 모습이랄까. (웃음) 배우로서는 굉장히 섬세한 면이 있더라. 다른 스탭들은 괜찮다는데도, ‘다시 가겠다’는 말을 종종 했다. 그러면서 대사 어미 하나, 디테일한 부분을 일일이 신경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나이로는 선배지만, 현장에서의 동원이를 보며 저런 부분은 나도 노력해야겠구나 생각했다.”

정두홍 무술감독 “<형사>에서 동원씨의 연기를 무척 인상깊게 봤다. 그 영화 속 검무 장면처럼 칼이 허공을 가를 때 생기는 아름다운 ‘선’을 살리고 싶다고 동원씨에게 얘기했었다. 아마 긴 칼을 들고 움직이는 동원씨의 몸짓에서 스피드나 파워를 느낄 것 같다. 부채를 들었을 때의 우아함도 있다. 동원씨가 어떤 물건을 들고 있을 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독특함이 있더라. 칼사위 혹은 춤사위라고 해야 할까. 칼을 휘둘렀을 때 느낄 수 있는 선의 아름다움이 있을 거다. 개인적으로는 미안한 마음도 있다. 배우가 소화할 수 있는 동작을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에 동원씨를 너무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 거의 스턴트맨 정도의 하이 클래스 액션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에게, 너무 쉬운 합을 짜준 건 아닌지 창피한 마음이 들더라. 무술감독의 판단 미스를 만들어낸 훌륭한 배우였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스턴트맨 수준의 아름답고 테크니컬한 액션을 주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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