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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힘으로 구원을 찾다 <피해자들>
윤혜지 2014-08-06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려온 가인(장은아)에게 남자는 두려운 존재다. 도망치듯 고향을 떠나 있던 가인은 아버지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열쇠 가게를 정리하던 가인은 자물쇠를 사러 온 도경(류태준)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그의 작업실을 찾아간다. 금속공예가인 도경은 무슨 사연인지 하루에 하나씩 십자가를 만들고 있다. 도경은 가인에게 자신이 만든 팔찌를 선물하고 둘은 조금씩 가까워진다. 그러던 어느 날 가인이 괴한에게 습격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기절했다 깨어난 가인은 자신을 습격한 괴한이 도경임을 알고 놀란다.

감독의 전작 <오빠가 돌아왔다>(2010)에서처럼 연출이 좀더 담백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반복적으로 사용된 폭력 신이나 베드신은 선정적이란 인상만 남길 뿐 긴장과 비애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한다. 도식적으로 연출된 몇몇 장면과 과하게 쓰인 음악은 영화의 만듦새를 어지럽게 만든다. 각 인물들이 가진 트라우마가 특정한 행동으로 드러나는 장면들도 그 연결이 모호해 의도를 추측하기가 힘들다. 주인공들의 서사에만 치중해 보조 캐릭터들이 중간에 버려지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구원을 찾으려 한다는 주제는 감독의 연출 데뷔작 <하늘을 걷는 소년>에서부터 이어져 있고, 두 번째 연출작 <노르웨이의 숲>에서 미스터리한 구성으로 인물간의 관계와 사건을 풀어나가는 구조를 가져온 듯하다. <피해자들>의 시나리오는 가인의 행방을 추적하는 경찰로 출연한 배우 이상훈이 감독과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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