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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제6회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초록이와 스토커 아저씨> 촬영현장
정지혜 사진 백종헌 2014-08-29

엄마와 딸보다는 이모와 조카 같달까. 그래도 썩 잘 어울리는 모녀다. “컷” 소리가 나면 린아는 성유리를 “가짜 엄마”라고 부르며 졸졸 따라다닌다.

세명이 한방에 마주 앉았다. 어딘가 묘한 긴장감마저 감돈다. 남편 역을 맡은 베테랑 배우 김수현(가운데)은 “표현의 수위를 조절해가기가 쉽지 않다”고 귀띔한다.

(스탭들이 박수를 치며) “오, 린아~ 한번에~.” 올해 여섯살인 아역배우 신린아가 한번에 오케이를 받아내자 스탭들의 무한 칭찬이 이어진다. 현장에서 ‘애교쟁이’로 통하는 린아는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에도 출연한다.

‘날짜 확인 후 마시기(먹기)’, ‘몸에 좋은 14가지 음식’ 등 촬영장인 아파트 부엌 곳곳에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꼼꼼하다 못해 어딘가 과한 메모가 수상하다. 한편 수빈은 엄마를 생각하며 정성스레 메모를 남겼다.

김상호(왼쪽)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를 28기로 졸업했다. 원래 전공은 사진. <공정사회>의 스틸과 포스터 사진, <이쁜 것들이 되어라> <애비>의 포스터 사진이 그의 작업물이다. “영화 작업은 스케일이 커서 좋다”라고 말하는 그는 현재 액션 스릴러 장르로 장편영화를 준비 중이다.

짧아서 좋고, 짧아도 좋다. 5분 내로, 길어야 10분 안에 관객의 마음만 사로잡으면 오케이! 이것이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만의 매력이다. 게다가 단편영화 감독들에게는 실제로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진다. 재능기부 프로젝트인 ‘E-Cut 감독을 위하여’가 바로 그것. 영화제에 참여하는 배우들에게 어울릴 만한 단편 시나리오를 사전에 공모한 뒤 배우가 직접 시나리오를 최종 선정해 출연까지 하는 프로젝트다. 영화제쪽에서 편당 300만원의 제작비까지 지원한다. “배우는 참신한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감독은 현장 진행의 모든 걸 직접 조율해가며 작업할 수 있다”는 게 손광수 프로그래머의 설명이다.

8월15일 남양주의 한 아파트 실내에서 촬영 중인 김상호 감독의 <초록이와 스토커 아저씨>(이하 <초록이>)도 이 프로젝트의 최종 선정작 두편 중 한편이다. 주인공 지영 역으로 참여한 배우 성유리가 직접 고른 작품이다. 딸 수빈(신린아)과 남편(김수현)을 둔 지영 앞에 느닷없이 스토커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두고 성유리는 “반전이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스토커는 왜 지영의 눈에만 보이는 걸까. 지영은 왜 점점 기억을 잃어갈까. 이 가족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슬픈 영화다. 다만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풀고 싶었다”고 김상호 감독은 덧붙인다. <초록이>의 실체는 9월25일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개막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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