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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기회인가, 함정인가

중국 영화계의 디지털 혁명, 한국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중국의 유튜브’라 불리는 유쿠닷컴의 한국영화 페이지.

중국 영화산업에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구글이라 불리는 바이두(baidu), 중국 1위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alibaba), 중국 최대 게임 플랫폼인 텐센트(tencent)가 모두 영화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알리바바의 경우, 지난해 중국 박스오피스를 휩쓸었던 <신서유기>를 제작한 차이나비전을 인수한 데 이어 ‘위러바오’라는 온라인 펀드 상품을 내놓아 중국의 콘텐츠 투자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바로 지난주, 중국의 유튜브라 불리는 유쿠투더우(youku-tudou)가 허이 필름(heyi film)이라는 영화 투자제작사를 론칭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 소식을 전한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유쿠투더우는 5억명에 달하는 자사 플랫폼 이용자의 영화 취향에 관한 데이터와 팬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영화제작, 배급, 마케팅을 실시함으로써 기존 극장 중심의 영화사업을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새로운 형태의 사업으로 변모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새로운 디지털 자본이 중국의 공고한 원선 구조를 뚫고 영화 시장에 안착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일부 있기는 하지만, 상당수는 “향후 중국 영화제작사는 모두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 인터넷 업체를 위해 일하게 될 것이며,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영화업계의 전통적인 제작방식은 물론 사고방식도 변화시키고 있다”(출처 뉴스핌 ‘할리우드를 위협하는 中 영화산업’)는 쪽으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에 대해서는 투기자본 성격의 디지털 자본이 중국 콘텐츠 시장의 혼란과 경쟁을 가중시키고 중국영화의 질적 하락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과 기존 중국 영화계의 지배구조를 뒤흔들어 콘텐츠 생산자인 영화제작사에 절호의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듯하다.

남의 나라 사정이 어떻든 간에, 국내 사업자의 관심은 결국 이런 변화가 한국 영화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쏠려 있다. 이게 기회인지 함정인지에 있을 텐데, 다음 사례가 하나의 팁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텐센트는 카카오, 넷마블, 키이스트 등 한국의 콘텐츠 업체에 엄청난 투자를 진행했고, 한국과의 공동제작 프로젝트에도 관심이 높다. 바이두는 중국 최대의 한류 플랫폼으로, 한국 드라마, 예능, 영화에 대한 인기가 엄청나다. 유쿠투더우는 국내 방송 콘텐츠에 대한 디지털 유통권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과의 콘텐츠 교류가 매우 활발한 편이다. 게다가 이번에 설립한 영화제작사의 인디영화 책임자는 이용관 교수이고, 이 제작사의 처녀작 3편 중 하나는 김태균 감독의 작품이다. 뭔가 보이는 것 같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