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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 지키는 강도의 치열한 복수 <파커>

돈을 받고 원하는 곳을 털어주는 ‘프로 강도’ 파커(제이슨 스타뎀)는 큰 건수를 함께했던 일당으로부터 배신을 당한다. 복수를 꿈꾸던 파커는 이들의 행방을 좇는 과정에서 부동산 중개업자 레슬리(제니퍼 로페즈)의 도움을 받게 되고, 레슬리는 그의 복수 계획에 동참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보석 경매장을 털려는 일당의 뒤를 노려 보석도 챙기고 복수도 하려는 이중작전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다.

<파커>는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플래시파이어>를 영화화한 것으로, 20여편의 시리즈 소설 중 한편에 해당한다. 약속과 의리를 지키는 ‘프로페셔널 강도’라는 캐릭터 설정이 눈에 띄지만, 긴 시리즈 속에서 다져진 캐릭터를 한편의 영화 안에 녹여넣으려다 보니 영화 속 파커의 매력은 제이슨 스타뎀의 안정된 액션 연기에도 불구하고 빛을 발하지 못한다. 오히려 생기 있게 연출된 쪽은 제니퍼 로페즈가 연기하는 레슬리다. 제니퍼 로페즈는 이혼 후 떠안은 빚을 갚기 위해 부자 고객들의 비위를 맞추며 살아가다 파커를 통해 인생역전을 꿈꾸는 인물, 레슬리를 능청스럽게 연기해냄으로써 그간 걸림돌이 되어온 ‘스타’의 인장을 성공적으로 지워낸다. 하지만 범죄 스릴러물의 복잡한 이야기와 빠른 편집에 익숙해진 관객을 만족시키기에 이 영화의 예측 가능한 서사 구조나 허술해 보이는 사건 진행 과정 등은 부족하게 느껴진다. <사관과 신사>나 <백야>로 1980년대를 풍미하다 2004년 <레이>로 건재를 알렸던 테일러 핵포드 감독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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