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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 on] 이제는 중국에 주목한다
정지혜 사진 오계옥 2014-12-11

로튼 토마토 공동 창립자 패트릭 리

1998년 문을 연 미국 최대 영화 정보 사이트 로튼 토마토의 공동 창립자 패트릭 리가 한국을 방문했다. 로튼 토마토는 전문 비평가와 일반 유저들의 영화 리뷰를 두루 모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만든 사이트다. 특히 ‘영화가 얼마나 신선한가’에 따라 ‘토마토 지수’를 매기는 재미난 평점 시스템으로 유명하다. 패트릭 리를 만나 로튼 토마토의 창립의 순간을 되짚어봤다. 비록 그가 로튼 토마토를 떠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언제나 ‘신선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겠다는 그에게 들어볼 이야기는 충분히 많았다.

-대학 동기들과 재미삼아 시작한 로튼 토마토가 돈이 되는 사업이 될 거라고 예상했나.

=사이트를 연 지 1년 정도 지났을 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로튼 토마토에 접속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로튼 토마토가 당시 가장 ‘핫’한 영화 사이트로 뽑히는가 하면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사이트 중 하나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벅스 라이프>(1998) 개봉 당시에는 갑자기 접속자 수가 급증했는데 알고 보니 픽사 경영진이 전 직원에게 메일로 로튼 토마토 웹 주소를 보내주면서 ‘이 사이트를 주목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영화가 얼마나 신선한가’를 놓고 ‘토마토 지수’를 매긴다는 게 화제였다.

=과거에 관객이 무대 위 배우의 연기가 엉망이면 토마토를 집어던졌다는 일화에서 착안했다. 평론가들로부터 60%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신선한’ 영화로 분류됐다. 그렇다면 어떤 평론가들이 참여하는가가 중요해진다. 내부 기준이 있었다. 영화 관련 정기간행물, 영화잡지에 1년에 최소 몇편 이상의 글을 기고해야 한다, 평론가의 글에 접속하는 사람이 몇명 이상이어야 한다, 뉴욕평론가협회 회원이어야 한다 등이다. 물론 일반 유저들도 리뷰를 쓸 수 있지만 그건 토마토 지수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현재 인터넷 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로튼 토마토의 경쟁 상대라고 할 만한 유사 사이트나 플랫폼도 많아졌다. 창립 당시와 비교했을 때, 로튼 토마토의 경쟁력은 여전하다고 보나.

=경쟁자가 많아진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플릭스터가 로튼 토마토의 소유권을 쥐었을 때 상당히 잘한 일이 있다. 200여개가 넘는 회사에 로튼 토마토의 라이선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로튼 토마토가 다양한 플랫폼에 바로바로 노출될 수 있게 만들었다. 수익 창출은 전적으로 광고에 의존하겠다는 과감한 결단이었다. 플릭스터 이후 현재의 소유주인 워너브러더스도 상당히 유연한 경영 마인드를 가진 걸로 안다. 지금까지는 평가 대상 영화가 미국영화에 한정돼 있었는데 앞으로 중국, 홍콩, 한국, 인도영화의 평도 올려보면 어떨까. 게임이나 음악 관련 리뷰도 올릴 수 있겠다. 사업 확장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가능성이 많은 로튼 토마토를 너무 일찍 매각해버렸다는 데 아쉬움은 없나.

=물론 그때 조금 더 버텼다면 보다 많은 돈을 받고 팔 수 있었을 것 같다. (웃음) 하지만 당시에 나는 아시아 시장으로 가고 싶었다.

-이후 영화 제작자로 변신해 홍콩과 중국 시장으로 뛰어들었다.

=오언조 감독의 <사대천왕>(2006), 장쯔이 주연의 <소피의 연애매뉴얼>(2009) 등과 독립 영화를 여러 편 만들었다. 그때 영화 제작해서는 돈 벌기 힘들다는 걸 정말 힘겹게 배웠다. ‘관시’(關係)라고 하잖나. 연줄이 중요한 중국 사회에서 미국에서 나고 자란 나의 미국 네트워크는 하나도 소용이 없더라.

-8개월 전 모바일 게임 개발 업체인 ‘호보 랩스’(hobo LABS)를 창업했다.

=시범용 게임은 이미 출시했는데 이걸 바탕으로 제대로 된 게임 개발까지는 1년 정도 걸릴 것 같다. ‘떠돌이 일꾼’을 뜻하는 호보들이 모여 만들 게임이다.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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