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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죽음이 아니라면 꺼내놓지 않았을 가족들의 진심 <이별까지 7일>

건망증이라고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엄마 레이코(하라다 미에코)의 증상이 점점 심해지자 가족들은 그녀를 데리고 병원을 찾는다. 그리고 그녀가 말기 뇌종양이며 일주일 정도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장남인 코스케(쓰마부키 사토시)는 엄마를 치료해보겠다고 나서지만, 사업 실패 후 사채 빚에 시달리며 무력해진 아버지와 철없는 대학생 남동생 슌페이(이케마쓰 소스케), 속내를 털어놓기 어렵게 차갑기만 한 아내까지, 그가 맞닥뜨려야 할 현실은 막막하기만 하다.

<이별까지 7일>은 <행복한 사전>(2013)을 연출했던 이시이 유야 감독의 신작으로, 하야미 가즈마사의 동명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별까지 7일’이라는 한글 제목이 죽음을 앞둔 엄마와 그녀를 보내야 하는 가족의 슬픈 헤어짐을 주목하게 만들지만, 막상 영화는 원제인 ‘우리 가족’이 말해주듯 엄마의 시한부 선고가 어떻게 가족들을 변화시키는지에 더 주목한다. 그래서 공을 들여 담는 건 엄마의 죽음이 아니라면 꺼내놓지 않았을 가족들의 진심이 묻어난 작은 몸짓과 순간의 시선, 절제된 대사, 표정을 알 수 없는 인물들의 뒷모습이다. 이러한 순간들을 포착해낸 것은 이시이 유야의 연출력 덕분이겠지만, 이를 몸으로 옮겨낸 배우들의 연기가 없었다면 빛나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오랜 시간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 감정 표현에 서툰 코스케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쓰마부키 사토시의 연기는 그의 이름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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