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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 on] 주인공 피부색보다 이야기에 집중을

<블랙버드> 지나 프린스 바이스우드 감독

지나 프린스 바이스우드 감독은 국내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그녀는 데뷔 15년차인 ‘중견’ 시나리오작가이자 영화감독이다. 감독 데뷔작인 <러브 앤 바스켓볼>(2000)은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인디펜던트 스프릿 어워드 시상식에서 신인각본상을 수상하며 인정받았다. 영화 이전에 TV시리즈 연출과 시나리오작가로 이름을 알린 그녀는 TV와 스크린을 오가며 꾸준히 활동 중이다. 그녀의 작품 중 최초의 국내 개봉작인 <블랙버드>는 가수 노니와 경관 카즈의 사랑 이야기이자 니나 시몬의 노래 <블랙버드>를 위해 만든 작품처럼 보인다. 그녀의 작품에서 음악은 늘 인상적이었는데 <블랙버드>에서 음악은 하나의 배경음악을 넘어 또 다른 주인공으로 위치하고 있다. 감독과 영화, 그리고 음악에 관한 짧은 서신을 나눴다.

-오랫동안 공을 들인 작품이라고 들었다.

초안을 2007년에 마무리하고 바로 다른 작품에 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항상 이야기가 머릿속에 따라다녔다. 2008년 다시 착수해 2년 넘도록 계속해서 시나리오를 고쳤다. 오랫동안 작업하다 보니 영화 속 캐릭터들에 대한 내 애정은 어마어마하다. 시나리오 속 캐릭터들이 나로 하여금 영화를 완성하게 한 것 같다.

-노니를 형상화할 때 염두에 둔 가수가 있나.

=출발은 마릴린 먼로와 주디 갈런드라는 두명의 슈퍼스타였다. 그들의 삶과 그들의 어머니가 그들 인생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에 매료되었다. 이후 비욘세, 리한나 등 많은 아티스트들로부터 다양한 면을 조금씩 반영해 노니를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노니는 또 한명의 고유한 아티스트가 된 것 같다.

-영화 O.S.T 중 특히 니나 시몬의 <블랙버드>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그 노래는 이 영화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가사가 아름답고 노니의 캐릭터를 그대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이 영화를 위해 쓰인 노래인 것 같다. 어린 노니와 성숙한 노니 둘 다 아카펠라로 불렀는데 이 방식이 좀더 노래의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다고 느꼈다. 단지 그들의 목소리뿐만이 아니라 그들이 노래에 부여한 감정이 그 장면을 완벽하게 만들었다.

-노니와 엄마의 관계는 어릴 적 자신의 이야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들었다.

=난 아기 때 입양됐고, 20대가 되어 친엄마를 찾아갔었다. 하지만 그건 내가 마음에 그리던 행복한 재결합이 아니었다. 엄마가 나를 낳을 때 어떤 상황이었고, 왜 나를 원하지 않았는지 듣는 건 고통스러운 경험이었다. 그건 내 자존감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글쓰기는 좋은 치유 방법이었다. 그녀가 그토록 힘든 상황에서 나를 계속 키웠더라면 내 인생이 어떻게 되었을지를 상상하고 이를 글로 쓰면서 상처를 극복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계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들을 꾸준히 만들면서도 차별적 상황을 중심화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노트북> 같은 영화를 볼 때면, 난 인종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 그저 캐릭터만 생각할 뿐이다. 관객도 마찬가지이기를 바란다. <블랙버드>는 사랑 이야기가 담긴 음악영화이다. ‘흑인영화’가 아니다. 그저 두 주인공이 유색인종일 뿐이다.

-시나리오를 쓸 때와 연출할 때 겪게 되는 차이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끼는가.

=직접 글을 쓰고 연출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글쓰기는 나에게 어려운 작업이다. 고독하고 힘들며, 아주 긴 작업이기 때문이다. 연출은 섹시하다.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작업이며, 즉각적이고 재미있다. 감독으로서 나는 대본만을 중시할 수는 없다. 무언가가 잘 안 풀리거나 대사가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지워야 한다. 감독은 작가를 뛰어넘는 힘을 지녔다. 어떻게 보면 약간 정신분열증 같은 면도 있다.

-현재 준비 중인 작품이 있나.

=곧 대본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자세히 이야기할 순 없지만 이전보다 조금 더 유머러스한 작품이 될 거다. 이번에도 음악은 시나리오를 쓸 때나 연출을 하는 데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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