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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어떻게 ‘젠틀맨’이 되어가는가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장영엽 2015-02-11

글래머러스한 과거의 스파이는 죽었다. 마티니와 미녀를 사랑하고, 몸에 딱 맞는 슈트와 권총을 즐겨 사용하는 제임스 본드 스타일의 스파이는 이제 현대 첩보영화에서 종종 희화화의 대상으로 인용되는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 육탄전과 최신 장비 사용에 최적화된 일련의 스파이들- 제이슨 본(<> 시리즈), 잭 바우어(미드 <24>), 에단 헌트(<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을 생각해보라. 매튜 본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는 이처럼 21세기 첩보영화가 사망 선고를 내린 과거의 스파이물을 소환해 나름의 방식으로 계승해내는 영화다.

소년 에그시(태런 에거턴)의 삶은 불행하다. 영국의 공용 아파트에서 엄마, 동생과 살아가고 있는 그는 어린 시절 아빠의 친구가 남기고 간 메달을 유품처럼 간직하고 있다. 엄마의 남자친구 일행과 시비가 붙어 구치소에 수감된 에그시는 메달에 적혀 있던 번호로 전화를 걸고, 거짓말처럼 풀려난다. 구치소에서 나온 그는 아빠의 친구라며 다가온 해리 하트(콜린 퍼스)를 만나고, 일찍 세상을 떠난 아빠가 사실은 ‘킹스맨’이라는 국제 비밀정보기구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킥애스: 영웅의 탄생>과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가 그랬듯, 감독 매튜 본은 아직 채 완성되지 않은 10대 소년소녀들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스냅백을 쓴 거리의 소년은 어떻게 신사의 품격을 갖춘 ‘젠틀맨’이 되어가는가.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는 첩보 장르의 형식을 빌려 이 질문에 대한 멋진 대답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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