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 <갓 헬프 더 걸>

“내 삶을 바꾼 건 트랜지스터 라디오”라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이브(에밀리 브라우닝). 이 엉뚱하고 괴팍한 소녀는 거식증 때문에 정신병동에 머무는 중이다. 하지만 인디밴드 ‘절뚝이는 생쥐’처럼 라디오에 출연하는 게 꿈인 그녀에게 병원은 너무 좁고 갑갑한 세계이다. 한밤중에 몰래 병원을 빠져나와 클럽을 찾은 이브는 무대에서 공연을 마치고 내려온 제임스(올리 알렉산더)와 친구가 된다. 제임스는 뮤지션을 꿈꾸는 몽상가 캐시(한나 머레이)를 이브에게 소개시켜준다. 그해 여름, 음악이 인생의 최대 오락이자 목표인 세 사람은 밴드를 결성하기 위해 마지막 멤버를 찾아나선다.

뮤지컬영화 <갓 헬프 더 걸>은 스튜어트 머독 감독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역시 식이장애를 앓았고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첫 앨범을 발매한 순간이 있었다. 데뷔 20년차,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밴드 벨 앤드 세바스천의 리더가 된 그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주인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낸다. 감독 자신이 가장 그리워하고 아끼는 기억을 데뷔작으로 만든 만큼 그 시절 특유의 공기를 담아내기 위해 빈티지한 소품을 수집하고 동화 같은 화면을 연출하는 데 공을 들였다. 하지만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일에는 다소 소홀했던 것 같다. 거식증은 주인공을 유별난 인물로 묘사하는 소품처럼 쓰인 뒤 잊히고 구체적인 에피소드보다 마디마다 삽입된 노래와 안무에 치중하다보니 클라이맥스에서 이야기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2014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