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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의 20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추억의 마니>
김현수 2015-03-18

외딴 바닷가 마을에 자리잡은 고풍스런 대저택에 금발의 소녀 마니가 산다. 마침 방학을 맞아 이 마을에 요양차 들른 12살 소녀 안나는 친구 없이 혼자 지내던 마니와 자연스레 친해진다. 안나는 부모를 잃고 ‘아줌마’ 요리코에게 입양된 자신의 과거를 마니에게 털어놓기도 한다. 그런데 안나가 마니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정신을 잃고 인근 숲에 쓰러진 채 발견되어 마을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20번째 극장용 장편애니메이션 <추억의 마니>는 영국 아동문학 작가 조앤 G. 로빈슨의 소설 <추억의 마니>(When Marnie Was There)가 원작이다. 지브리의 전작들을 판타지에 주력하는 작품과 리얼리티를 중시하는 작품으로 거칠게 나눈다면, <추억의 마니>는 두 영역의 장점을 모두 끌어안으려 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과 같은 동적인 영화들의 구조를 지니고 있으면서 정서적으로는 <추억은 방울방울>(1991)과 같은 잔잔한 성장영화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주인공 안나는 외향적으로나 내적으로나 과거 TV로 방영된 <작은 아씨들>이나 <빨강머리 앤>과 같은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 디자인을 떠올리게 하는데 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한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후계자로 거론됐던 곤도 요시후미 감독(1998년 작고)이 제작에 참여한 영화였다. 지브리의 마지막 영화가 될지도 모르는 <추억의 마니>에서 곤도 감독의 흔적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30여년을 함께했던 팬들에게 안녕을 고하는 지브리식 고별사와도 같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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