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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백 투 더 퓨처>가 예견한 2015년은 어떤 모습?

시네마테크 KOFA 특별전 ‘오래된 미래: SF영화가 예견한 미래’ 3월20일(금)부터 29일(일)까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영화의 사건은 만들어지는 순간 과거의 어떤 것이 되어버린다. SF영화도 마찬가지다. 영화의 배경이 미래일지라도 이야기는 지나버린 시간 안으로 귀속된다. 그래서 종종 ‘오래된 미래’라 불린다.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 3월20일(금)부터 29일(일)에 걸쳐 진행되는 SF영화 특별전의 제목도 ‘오래된 미래: SF영화가 예견한 미래’다. 프로그램의 기획자는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2015년이라는 미래를 담았던 과거의 SF영화를 지금 본다면 어떨까, 라고. <백 투 더 퓨처> 삼부작 중 2편에 나왔던 미래가 바로 2015년이다. 1990년도 되기 전에 이 영화를 보았던 관객에게 2015년 혹은 21세기는 가슴 설레는 미래였을 거다. 그 미래가 지금 도착해 있다. 현재가 된 미래에서 과거에 만들어진 영화를 되돌아보는 것, 그런 게 SF영화를 보게 만드는 매력 중 하나다.

이번 특별전에는 1960년대에서 현재에 이르는 시기에 만들어진 SF영화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고전의 인장이 새겨진 작품과 어느덧 컬트의 전당에 오른 작품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전 까지자에 해당하는 작품으로는 프랑수아 트뤼포의 <화씨 451>(1966)과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시계태엽 오렌지>(1971)가 있다. 모두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서 세 영화는 역사적 중요성 못지않게 SF영화의 개념을 정립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슈퍼히어로영화가 SF영화를 대변하는 시대다. 과연 그것이 SF영화의 전부일까.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박상준 SF영화전문가는 SF장르에 대한 엄격한 시선으로 유명하다. 그의 강연과 더불어 영화들을 보며 SF영화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유용한 시간이 될 것이다. 특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대형 스크린에서 보지 않고는 관람했다고 말하지 못할 영화다. TV로 이 영화를 수십번 보았다고 해도 스크린으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 장담한다.

이와이 슌지의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1996)와 제제 다카히사의 <문차일드>(2003)는 한국형 컬트영화다. 이와이가 예쁜 영화만 만든다는 선입견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는 충격이었으며 <릴리 슈슈의 모든 것>(2001)이 나오기 전까지 이와이의 최고 대작이었다. 극중 차라가 부르는 노래들도 압권이다. 음악이라면 <문차일드>도 빠질 수 없다. 초기 부천영화제의 최고 흥행작 중 하나인데, 당시 암표가 10만원을 호가했고 영화를 상영했던 극장은 하이도와 각트의 팬들이 내지르는 환호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이번 상영에서도 그런 풍경이 연출된다면 즐거울 거다.

저평가된 액션 작가 폴 W. S. 앤더슨의 영화가 두편이나 포함돼 눈길을 끈다. 비디오로 유명해진 <이벤트 호라이즌>(1997)을 드디어 필름으로 볼 수 있으며, <데스 레이스>(2008)는 1975년에 나온 원작을 강렬하고 매끈하게 리메이크한 수작이다. 그외에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독특한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완성한 <스캐너 다클리>(2006), 리처드 매드슨의 유명 원작을 세 번째로 영화화한 <나는 전설이다>(2007), 전성기 시절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모습이 남아 있는 <6번째 날>(2000), 드물게 만들어진 한국 SF영화 <2009 로스트 메모리즈>(2001)가 상영된다. 상영시간 중 부대행사로 SF전문가, 과학자, 영화평론가의 강연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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