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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 on] 이야기의 힘은 사람보다 강하다
이주현 2015-05-07

<모두의 천사 가디> 아민 도라 감독

아민 도라 감독.

<모두의 천사 가디>에는 유독 창문 너머의 인물과 풍경을 보여주는 숏이 많다. 거기에 주인공의 내레이션이 더해져 한편의 그림동화,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안겨준다. 장애를 가진 아들을 둔 아버지 레바가 마을 주민들의 편견에 맞서 아들을 천사로 둔갑시키는 이야기는 아민 도라 감독의 얘기처럼 “우리를 현실과 동화 사이를 오가는 놀라운 여행으로 인도한다”. <모두의 천사 가디>는 레바논의 유명 광고감독이자 비주얼 아티스트인 아민 도라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그와 서면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레바를 연기한 배우 조르주 카바즈가 <모두의 천사 가디>의 시나리오를 썼다. 어떻게 이 영화의 연출을 맡게 됐나.

=프로듀서 가브리엘 샤문에게서 조르주 카바즈를 소개받고 <모두의 천사 가디>의 시나리오를 받았다. 읽는 순간 시나리오에 완전히 매료됐다. 이 이야기엔 내가 자라온 환경이 있었다. 그안에서 나를 발견했다. ‘가디’의 세계를 창조할 자신이 있었다.

-영화는 레바논의 작은 마을 ‘므샤칼’을 배경으로 한다. 조금은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시골 마을에 대한 묘사가 흥미로웠는데, 이 동네는 실제로 존재하는가.

=가상의 공간이다. 므샤칼의 뜻은 ‘다양성’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마을 길은 매우 좁지만 실제로 다양한 사람들이 거기서 함께 살아간다. <모두의 천사 가디>를 위한 완벽한 공간이었다. 촬영은 바투룬이라는 마을에서 진행했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특별히 조심스러웠던 지점이 있다면.

=우리 사회가 다운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였다. 이 이야기는 수용에 관한, 사회적 규범에 관한 문제에서 시작됐다.

-레바의 ‘선한 거짓말’은 하나의 강력한 이야기 혹은 믿음이 되어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킨다. 영화의 마지막에 “이야기의 힘은 사람보다 강하다”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당신이 생각하는 “이야기의 힘”이란 무엇인가.

=언뜻 보기에 이 영화는 감상적이고 유머러스한 이야기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각도로 조망 가능한 주제를 품고 있다. 장애를 가진 아이의 ‘차이’뿐만 아니라, 호모포비아, 인종차별주의, 종교 문제, 섹슈얼리티, 가족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룬다. 천사로 그려지는 ‘가디’는 ‘다른 무엇’을 상징한다. 이러한 상징과 메시지는 당신을 미소 짓게 하는 동시에 강력한 정서적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결국 이 영화는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 즉 관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레바는 투쟁을 통해 마을 사람들이 ‘가디’를 받아들이게 만든다. 레바의 행동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필요하다.

-광고 일로 경력을 시작했다. 영상 작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카메라를 다루고 친구들과 영화 찍는 일에 깊게 매료됐다. 영화광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버지는 자신만의 라디오쇼를 진행하며 아랍의 신작 영화와 배우들을 소개하곤 했다. 그리고 광고는 대중에게 항상 새롭고 신선한 문제를 제시하고 긴장감을 놓지 않게 만든다. 그 점이 무척 흥미롭다.

-아랍 최초의 웹드라마 <샨카부트>(2010)를 비롯해 단편 스톱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계속해서 극영화, 웹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갈 생각인가.

=새로운 프로젝트,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길 즐긴다. 최근엔 두편의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쳤다. 레바논 가수 타냐 살레와 레바논의 유명 밴드 마쉬루아 레일라의 뮤직비디오였다. 광고 촬영에도 매진하고 있다. 새로운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기를 늘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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