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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힙합에 대한 질문들

영 바이닐스의 《Too Young》(2015)

영 바이닐스(Young Vinyls)는 러브 존스(Luv Jones) 레코드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3인조 힙합팀이다. 눈치 빠른 이라면 팀 이름에서 이미 이들의 음악을 예상했을 것이다. ‘젊은’과 ‘LP’라는 얼핏 어울리지 않는 이 조합은 일단 이들이 젊다는 사실, 하지만 전통을 중시하는 음악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넌지시 알려준다. 실제로 이 앨범은 요즘 주류 힙합과는 다른 사운드로 가득 차 있다. 자극적인 미디 사운드 대신에 느릿하고 둔탁한 드럼 비트가 연이어지고 리리컬 스크래치가 작렬한다. 미국 힙합을 오랫동안 좇아오지 않았다면 알아들을 수 없는 이름이나 인용구도 대거 등장한다. 이 위에서 영 바이닐스가 내내 드러내는 건 ‘90년대 황금기 힙합’에 대한 존경심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의욕과 패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랩은 요즘의 수많은 래퍼-워너비가 간과하고 있는 ‘리듬’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으며, 간간이 구사하는 ‘팀플레이’는 흡사 ATCQ나 주라식 파이브(Jurassic 5)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앨범은 몇 가지 물음표를 만들어낸다. 영 바이닐스의 음악이 힙합의 원초적인 아트폼을 담고 있는 건 맞다. 하지만 이들은 힙합의 뿌리를 ‘재현’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재창조’하고 있는 걸까. 또 이 앨범은 2015년의 힙합 지형 속에서 다양성의 균형을 맞추는 단순한 ‘레어템’으로 기록되어야 할까, 아니면 덜 예술적인 것 사이에서 더 예술적인 것으로 기록되어야 할까.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힙합은 변화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점점 나빠지고 있는 걸까. 물론 내가 요즘 즐겨입는 티셔츠에도 ‘Hiphop Was Dope In The 90’s’라고 적혀 있기는 하다. 하지만 고민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