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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꼭 극장에서 봐야 해?

‘신나는 다큐모임’ ‘다큐유랑’ 등 독립영화 상영•배급의 대안을 찾는 단체들

글: 원승환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이사

'독립다큐 팔도유랑상영’

독립영화가 관객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개봉을 해도 마찬가지지만, 어쨌든 몇개의 스크린에서라도 상영된다. 또 개봉 후에는 부가시장을 통해서 더 많은 관객과 만날 기회도 생긴다. 하지만 개봉하지 않는 독립영화는 관객을 만나기가 정말로 쉽지 않다.

모든 영화가 개봉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굳이 개봉을 통해 관객을 만나야 하는가’라고 생각하는 독립영화인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영화들은 어떻게 관객과 만날까? 독립영화가 관객과 만나온 오래된 전통이 있다. 공간에 개의치 않고 직접 상영회를 개최해 관객을 만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유효한 배급 전략이다. 개봉에만 목매지 않고 직접 관객을 찾아나서는 독립영화 상영회는 지금도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이 방면의 선두주자는 2011년 12월 신진 다큐멘터리 감독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신나는다큐모임’(cafe.naver.com/shindamo)이다. 모임을 결성한 2010년 이래 대안문화공간과 영상미디어센터, 커뮤니티 공간, 대학에서 많은 상영회를 개최해왔다. 현재는 녹번역 인근의 반짝반짝 사진방과 ‘눈이번쩍영화방’을, 대학로 이음책방과 ‘낭독과 패기가 있는 다큐상영회’ 등을 개최 중이다.

최근엔 상영뿐 아니라 배급 문제를 돌파하려는 신선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 <자전거, 도시>를 제작한 서울영상집단, <불안한 외출>을 제작한 다큐창작소, <니가 필요해>의 김수목 감독, <바보들의 행군>의 나바루 감독과 조이예환 감독, <늘샘천축국뎐>의 늘샘 감독이 함께하는 ‘다큐유랑’(blog.daum.net/docuurang)이 바로 그것이다. 다큐유랑은 개봉 중심의 독립영화 배급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제작자들의 ‘협동 배급’과 영화관을 고집하지 않는 ‘유랑 상영’을 추진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각각의 영화에 대한 공동체 상영을 신청받고 있으며, 8월 말부터 9월까지 부산, 울산, 창원, 상주, 강릉, 청주, 광주, 전주, 제주 강정 등으로 관객을 찾아가 상영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직접 관객을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시도다.

말로만 떠들거나 대신할 누군가를 찾지 않고 자발적으로 나서 상호부조 방식으로 상영과 배급을 조직하려는 시도들, 모처럼 만나는 흐뭇한 모습이다. 개봉하지 않는 영화들을 보고 싶다면 이런 상영회를 찾아가보자. 다큐유랑의 ‘독립다큐 팔도유랑상영’은 크라우드 펀딩(www.tumblbug.com/docuurang)으로 함께할 수 있다. 협동으로 만들어가는 상영과 배급 문화, 독립영화 유통의 또 다른 미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