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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도덕을 상실한 특권층을 향해 퍼붓는 통쾌한 액션 <베테랑>
이주현 2015-08-05

광역수사대 형사 서도철(황정민)은 중고차 불법 매매 사건을 처리하고 한숨 돌리던 차에, 알고 지내던 화물 트럭 운전사인 배 기사(정웅인)의 어린 아들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배 기사는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하청업체로부터 밀린 임금도 받지 못하고 해고 통지를 받고, 부당 해고에 항의하기 위해 본사인 신진물산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다 신진물산의 기획실장인 조태오(유아인)의 눈에 띄어 변을 당한다. 아내에게 문자를 남긴 채 신진물산 건물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했다는 배 기사의 사정을 알게 된 서도철은 이 사건이 힘없는 노동자의 단순 투신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다. 자신의 재력과 권력을 믿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재벌 3세 조태오와 그의 오른팔 최 상무(유해진)는 돈으로 사건을 조용히 덮으려 하지만,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며 목에 핏대 세우는 서도철은 오 팀장(오달수), 미스 봉(장윤주), 왕 형사(오대환), 윤 형사(김시후) 등 광역수사대 식구들과 함께 사건을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류승완 감독의 아홉 번째 장편영화 <베테랑>은 관객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오락영화다. 윤리와 도덕을 상실한 특권층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조태오라는 인물에게 향하도록 만들고 그에게 포화를 퍼붓는 방식으로 쾌감을 선사한다. 조현아 사건, 국정원 직원의 자살 사건 등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는 듯한 기시감이 강하게 들지도 모르는데, 재미난 사실은 <베테랑>이 그러한 사건 이전에 만들어졌다는 거다. 소재가 가진 무게를 가벼이 여기지 않으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균형감이 <베테랑>을 특별한 오락영화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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