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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번안가요에 대한 관심이 근대음악사까지
윤혜지 사진 최성열 2015-08-06

<다방의 푸른 꿈> 김대현 감독

제1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인 김대현 감독의 <다방의 푸른 꿈>은 이난영이 부른 노래의 제목을 빌린 영화다. 해방 전후 최고 스타였던 가수 이난영이 자신의 딸들과 조카를 데리고 만든 국내 최초의 여성 보컬그룹 김시스터즈의 성공기를 그린 다큐멘터리다. 다수의 독립 단편영화를 연출하고, 일찍부터 단편영화 배급 활로를 개척한 김대현 감독이 극영화 <살인의 강>(2010), 다큐멘터리 <한국번안가요사>(2012)에 이어 만든 세 번째 장편이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어떻게 하다 근대음악사로 옮겨갔나.

=분명한 주제만 잡는다면 다큐멘터리를 찍는 게 극영화를 만드는 것보다 완성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대중문화사가 정치•사회적인 맥락에서만 다뤄진 데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실제로 근대음악사를 조명한 다큐멘터리도 많지 않았고, 음악 다큐멘터리가 주로 인디밴드에 대한 걸로 편향되는 경향에서 벗어나고 싶단 마음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이난영과 김시스터즈를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번안가요에 대한 내 개인적 관심을 다루다보니 그 원류가 1960년대까지 거슬러 가더라. 그 중심에 이난영과 김시스터즈라는 스타가 있었다. 이난영의 남편은 작곡가 김해송, 오빠는 작곡가 이봉룡이다. 이들을 통해 현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대중음악사를 관통해볼 수 있었다.

-자료를 모으는 과정도 녹록지 않았겠다.

=구글과 유튜브에 감사한다. (웃음) 아카이빙이 너무 안 돼 있어 자료 구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 김시스터즈가 <찰리 브라운>으로 빌보드 차트 순위권에 올랐다는 등 잘못 알려진 이야기도 있었다. 헝가리에 가서 (김시스터즈 멤버였던) 김민자 선생님께 들은 내용도 많다. 한국인에게선 연락을 처음 받았다 하시더라. 너무 오랜만이라 한국어로 말하는 것도 많이 어색해하셨다. 엔딩에 나온 사진은 6•25 전쟁을 널리 알리고 싶은 누군가가 옛 사진을 이베이에서 구매해서 웹에다 공개한 덕에 겨우 얻을 수 있었던 거다.

-손에 쥔 프로젝트가 많다고. 가장 빨리 나올 작품이 뭔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전기영화는 아니고 그를 좋아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해 촬영을 시작해 올 하반기 안에 완성할 예정이다. 직접 기획했고 조은성 프로듀서가 연출을 맡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다큐멘터리도 있다. 동물을 좋아하는데도 고양이는 무서워한다. 그 두려움의 근원을 찾고자 우리나라, 일본, 대만의 길고양이들을 찍었다. 내가 고양이에 대해 너무 모르다보니 공동연출은 못할 것 같아 조은성 프로듀서에게 연출을 맡겼다. 구제역이 돈 어느 마을에서 소를 선물받은 베트남 여인의 이야기도 있다. 저예산 극영화다.

-CJ E&M 광복 70주년 영화 프로젝트 공모전 가작 수상작인 <오버랜드>도 있다.

=고종황제의 둘째 아들 의친왕 이강이 미국 유학 시절에 자동차 광이었다. ‘오버랜드’는 당시의 신식 자동차 이름이다. 그의 곁엔 우리나라 최초의 운전기사라고 할 수 있는 윤권이란 사람도 있었다. 왕실 마부 출신인 그가 압록강 건너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돕게 된다는 내용이다. 시나리오 초고만 써둔 상태인데 만들기 쉽지 않은 작품이라 갈 길을 알 수가 없다.

-과거엔 독립영화 배급에도 힘썼다. 이와 관련한 계획도 있나.

=극장이 아닌 다른 하드웨어도 요즘엔 많잖나. 플랫폼이 많아진 만큼 독립영화 배급라인도 다양해져야 한다. 생각해둔 것도 있는데 좀더 구상을 해봐야할 것 같다. 일단 내 작품부터 어떻게 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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