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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전세계 어디에도 뮤지컬영화제는 없더라
이화정 사진 백종헌 2015-08-20

충무로뮤지컬영화제 프리페스티벌(CHIMFF 2015) 김홍준 예술감독

영화와 뮤지컬의 이종교합! 충무로뮤지컬영화제 프리페스티벌(CHIMFF 2015)이 8월21일부터 24일까지 4일 동안 서울 충무아트홀을 비롯해 메가박스 동대문점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다. 공연과 상영이 결합된 라이브 더빙쇼로 진행되는 <이국정원>을 개막작으로, 오픈 즉시 매진 사례를 낳은 90주년 기념 명작 <오페라의 유령> 라이브 공연, 리딩 공연 ‘<만추>를 읽다’ 등이 특별 상영된다. 이 밖에도 총 8개 섹션, 12편의 장편영화 상영과 라이브 더빙쇼 공연 등이 마련되어 있다. 올해는 창작 뮤지컬 축제인 4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8월17~24일)의 일환으로 소개되지만 내년부터 공식 개최될 예정. 지난 2011년 4회로 갑자기 막을 내린 충무로국제영화제에 이은 충무로의 또 다른 시도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충무로국제영화제에 이어 이번 영화제 예술감독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홍준 감독을 만났다.

-올해는 본격적인 페스티벌이 시작되기 전인 프리페스티벌 형태로 개최된다.

=내년 1회를 위한 일종의 브레인스토밍, 테스트 형태의 행사다. 조직위원회는 영화, 뮤지컬 분야의 균형을 고려해서 구성됐다. 영화계에서 배창호, 이명세, 봉준호, 이무영, 방은진, 전계수 영화감독이 참여하고 뮤지컬계에서 송승환, 박명성, 김희철 뮤지컬 프로듀서, 박해미, 오만석, 정성화 배우가 참여한다. 정식 출범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리페스티벌이지만 준비가 만만치 않다. 올해는 서울뮤지컬페스티벌 기간에 함께 행사를 열어 뮤지컬영화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려 한다. 갑자기 화려하게 터지는 행사가 아니라 앞으로 꾸준히 점진적으로 키워나가고 싶다.

-충무로를 중심으로 하는 페스티벌이라는 점에서 2007년 시작됐다가 4회 만에 중단된 충무로국제영화제와 연관성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충무로를 배경으로 하고 있을 뿐 충무로국제영화제와 연관성은 전혀 없다. 충무로국제영화제가 중구청이 주관했다면 지금은 충무아트홀이 주최하는 영화제다. 충무로에 다시 돌아왔다 이런 개념이 아니다. 1, 2회 때 충무로국제영화제에 참여했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때도 그랬지만 영화제가 관의 간섭으로 퇴색된 측면이 있다. 그런 일을 겪으면서 나도 그간 영화제에는 별 뜻이 없었고 학생들 가르치는 일(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에 전념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이장호 감독님이 행사를 기획 중이라며 자문을 해오셨다. 7년 사이에 다시 보니 충무아트홀이 뮤지컬 공연장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더라. ‘서울뮤지컬페스티벌’도 벌써 4회째 열리는 중인데 호응이 좋은 행사다. 이 분위기와 공연장의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재밌는 페스티벌이 만들 어질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뮤지컬 외에 ‘충무로’라는 지역적 상징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충무로는 지역이면서 아이콘 같은 것이다. 기존 충무로국제영화제가 충무로를 중심으로 한 극장들에 머물렀다면 이번에는 크게 봐서 중구 전체라는 틀에서 생각하려고 한다. 메인 상영관을 중심으로 충무아트홀과 메가박스가 있는 동대문 패션타운, DDP를 잇는 삼각형이다. 이 세 거점에서 공연과 상영, 행사를 모두 할 수 있다. 중구는 서울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자 전통과 첨단이 모든 걸 즐길 수 있는 도시다. 튼튼한 인프라라고 생각한다.

-뮤지컬영화제는 생소하다. 모델이 된 영화제가 있나.

=전세계 어디에도 뮤지컬만을 표방하는 뮤지컬영화제는 없더라. 왜 그럴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같이 판타지, 호러 장르를 표방할 수도 있고, 서울환경영화제처럼 테마를 내세울 수도 있는데 뮤지컬로만 승부를 보기는 좀 애매할 수 있다. 그만큼 뮤지컬영화가 많이 만들어지지 않지 않나. 그렇다고 춤과 노래가 나오는 영화를 모두 대상으로 하다보면 자칫 발리우드영화제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 영화제는 뮤지컬영화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뮤지컬과 영화가 만나는 것. 영화라는 콘텐츠를 통해 어떻게 뮤지컬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지점에 주목했다. 프로그래머라는 영화제 용어 대신 예술감독이라는 명칭을 쓰는 것도 뮤지컬과 영화제를 결합에서 오는 다양한 방식을 개발하려는 의도다.

-페스티벌을 통해 뮤지컬 산업의 확장을 꾀하려는 목적도 강조했다.

=단순히 해외 뮤지컬영화를 먼저 소개한다거나 뮤지컬 팬들에게 공연 외의 여흥처럼 서비스를 한다는 차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정책이나 산업 문제, 스탭들의 처우, 저작권 문제 등을 보자면 아무래도 영화쪽이 먼저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업그레이드해왔다. 어떤 정책, 어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국 창작 뮤지컬이 산업화될 수 있을지 이를 연계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 20년 전 한국영화계가 했던 고민을 지켜봐온 사람으로서 그 부분에 대한 관심이 크다. 뮤지컬 전문가와 영화계 전문가가 만나면 더 많은 탤런트를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 영화제에서 보아온 프로젝트 피칭 행사나 젊은 영화인을 육성하는 탤런스 캠퍼스 같은 프로그램을 창작 뮤지컬 개발에 결합시켜보려고 한다. 좋은 시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영화제를 거쳐온 이른바 ‘영화제 전문가’로서 지금의 영화제들이 가진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이라고 보나.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로 20년, 내년이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 20주년이다. 초창기 어설프고 불안정했던 행사가 그 시간을 거쳐 안정을 찾고 기반을 다졌다. 당시 영화제는 젊고 다이내믹하고 호기심이 많은 관객이 몰리는 가장 핫한 페스티벌이었다. 지금도 그때 가진 새롭고 흥분되는 페스티벌로 영화제들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생긴다. 서툴고 세련되지 못하더라도 열정을 느끼고 싶다. 이번 영화제는 그래서 기존 영화제의 패러다임을 깨고 가자 싶었다. 자만에 빠지지 않고 완전히 영화제를 처음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매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의 뮤지컬영화를 소개한다거나, 뮤지컬 팬들에게 뮤지컬의 부가적인 서비스로 어필하는 차원을 넘어서려고 한다. <이국정원> 라이브 더빙쇼를 하는 갈라 스크리닝 퍼포먼스, 브로드웨이 뮤지컬영화 쇼케이스, <겨울왕국> 싱얼롱 침프 등으로 구성된 8개의 섹션은 특별전, 기획전, 회고전 같은 영화제의 일반적인 카테고리에서 벗어난 시도다.

-가장 야심적으로 준비한 섹션과 작품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충무로 리와인드’ 섹션에 가지는 의미가 크다. 영화와 공연 이벤트를 접목한 작품을 상영하는 섹션으로 올해는 ‘<만추>를 읽다’를 준비했다. 필름이 유실된 이만희 감독의 <만추>(1966)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피아노 연주와 함께 배우들이 무대에서 낭독하는 리딩 공연의 형태로 재현한다. 리딩 공연은 요즘 연극쪽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어 팬층도 꽤 두텁다. ‘<만추>를 읽다’와 <이국정원> 라이브 더빙쇼는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주최 형태로 진행되는데, 이렇게 우리가 볼 수 없는 영화를 공연을 통해 재발견해나가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하려고 한다. 앞으로 뮤지컬 단편영화나 한국영화 원작 뮤지컬 등을 리딩 공연으로 더 확장해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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